전곡고 김홍유
제53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고등부 400m와 800m를 석권하며 2관왕에 오른 연천 전곡고의 김홍유가 24일 연천공설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전곡고등학교

"이제는 운동이 재밌어요"

방황의 터널에서 벗어난 ‘한국 중거리 육상 유망주’ 김홍유(연천 전곡고2)가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맸다.

박상일 감독의 지도를 받는 김홍유는 지난 17일 폐막한 제53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고등부 400m(48초18)와 800m(1분58초94)를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제주도 출신인 김홍유는 중2때 엘리트 육상 선수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당초 단거리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는 근력이 부족하다는 코치진의 판단 아래 400m와 800m로 주 종목을 변경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육상 시작 1년 만에 출전한 KBS배와 전국소년체전 400m에서 정상에 오르며 단숨에 중거리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마라톤·중장거리 선수를 육성하는 경북의 한 고교에 진학한 그는 훈련 방식 및 프로그램, 무엇보다도 타지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았다.

김홍유는 "당시 훈련 방식이나 시스템이 나와 맞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다 포기하고 제주도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 때 김홍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박 감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었다.

박 감독은 중장거리 육상 선수 및 지도자를 위한 훈련법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해 왔는데 이를 본 김홍유가 직접 연락을 취한 것이다.

연천 전곡고의 김홍유(사진 왼쪽)와 박상일 감독. 사진=전곡고등학교
연천 전곡고의 김홍유(사진 왼쪽)와 박상일 감독. 사진=전곡고등학교

김홍유는 "영상을 보고 ‘나도 감독님과 함께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독님한테 직접 연락해 전학이 가능한 지 알아봤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처음엔 우리 학교에서도 적응을 잘 못할까봐 걱정을 했었다"며 "소통을 늘리고 (김)홍유에게 내 코칭 방법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자 기록도 향상됐다"며 "그 성과가 바로 지난대회에서의 2관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전곡고에 전학한 김홍유는 전학생 출전 규정에 따라 3개월 간 국내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출장 정지가 풀린 직후 출전한 첫 시합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부활을 알렸다.

박 감독은 "국제 대회 남자 800m 우승자들의 기록을 보면 400m 기록이 44~45초 정도다"라며 "(김)홍유는 기본적인 스피드를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조만간 그 수준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고의 아시아 선수가 될 것"이라며 "육상 선수들의 최전성기를 24~27살로 볼 때 (김)홍유는 2030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유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최종 목표"라며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세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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