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는 우리 생활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물품 중 하나다.

인테리어를 위해 사용되는 마스킹테이프나 투명한 재질의 셀로판테이프(스카치테이프), 절연체로 구성된 절연테이프, 운동선수들이 사용하는 키네시올로지 테이프(스포츠 테이프) 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개가 될 정도다.

최근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부품소재로써 테이프가 활용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의료용 진단키트, 전기자동차, 엘리베이터, 심지어 인공위성에도 테이프가 들어간다.

안성에 소재한 ㈜두손은 이처럼 부품소재로 활용되는 점착테이프를 제조·생산하는 기업이다.

중부일보는 지난달 18일 글로벌 강소기업을 꿈꾸는 ㈜두손의 최경용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우주에도 사용되는 ‘두손’의 점착 테이프="테이프는 1차원적 단면 테이프, 2차원적 양면 테이프, 그리고 3차원적 테이프로 구분됩니다. 두손은 이러한 3차원적 테이프를 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경용 대표는 두손이라는 기업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3차원적 테이프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최 대표는 "기존 테이프처럼 두 가지 물건을 결합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추가적인 기능을 갖춘 테이프"라고 설명했다.

실제 두손에서 개발한 점착테이프는 일반적인 테이프와 달리 그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디스플레이 ▶의료용 진단키트 ▶엘리베이터 ▶전기 자동차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에 사용되는 두손의 익스펜선(expansion) 점착테이프는 엘리베이터의 방화도어가 화염에 노출됐을 때 팽창하며 열과 연기를 차단해 인명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디스플레이나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점착테이프의 경우 열전도율이 높아 제품에서 나오는 열을 외부로 방출해 제품의 성능 유지와 수명 연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몇년 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속항원키트 수요가 급증했을 당시에는 진단키트 부품소재로써 품질을 높인 점착테이프를 개발해 정확한 진단 결과를 검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주산업 개발에 필요한 최첨단 점착테이프를 다년간 연구 개발한 끝에 양산 적용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과 ‘제품’으로 경쟁=지금은 다양한 업체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두손이지만 처음부터 성장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최경용 대표는 "2001년 군포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화학업종의 경우 공장등록이 까다로웠기 때문에 현재는 안성까지 내려오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손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볼링대회, 중간관리자 캔미팅, 회사 사내 카페 운영, 매년 1박2일 회사 비전발표와 직원친목도모 행사 등을 개최했다.

그러면서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현재 두손은 40여 명 규모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고,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두손이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도 다양하다.

테슬라, 삼성, LG, 파나소닉, 녹십자, 휴마시스, 한국 애보트, 젠바디, 레피젠 등 국내기업부터 시작해 세계적인 글로벌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3M이나 닛또 등 이미 글로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테이프 회사들이 많고 이들과 국내 기업 간에는 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에 회사 대 회사로는 경쟁이 안될 수도 있다"면서도 "두손이 만드는 것은 일반 컨슈머 제품이 아니고 고객의 니즈(Needs)를 수용한 오더메이드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만으로는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는 회사 꿈꾼다=최경용 대표는 두손의 성장에 있어 더 큰 미래를 내다봤다.

최 대표는 "두손은 앞으로 멀리 내다보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회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테이프계의 종합메이커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의 대부분이 중국에 들어서 있고, 시장 발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손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엘리베이터용 점착테이프의 경우 국내에서는 인구가 줄고, 기존에 지어진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활로를 뚫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앞으로 40년간 도시화가 일어날 전망이고, 그만큼 새로운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엘리베이터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최경용 대표는 회사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꿈꾸고 있다.

ESG경영에 맞춰 환경 공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해 배출 시설들을 최소화·제로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두손은 사업장소재지인 안성시 미양면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불 교체 사업을 진행한 바 있고, 매년 마다 복지 사각지대에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나름대로 균형발전을 꾸준히 해왔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사회활동에 대해서는 "나만을 위해 돈을 벌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나누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 기업의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어렵지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성관기자
사진=김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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