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전봇대..삶의 질 떨어뜨린다

“인도 한복판에 설치된 전신주로 인해 보행자 통행이 좀 불편한 게 아닙니다.”

수원의 구도심권 주택가에 설치된 한국전력의 고압 전신주가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고 있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지동사거리 인근 인도.

높이 13.5m의 고압 전신주가 폭이 1.5m밖에 되지 않는 인도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인도를 통행할 때마다 전신주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잡초가 무성한 인도 변으로 걸어 다닌다.

특히 전신주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인도상에 설치된 점자블록 위에 설치돼 시각장애인의 사고 위험을 유발하고 있었다.

인근 A병원 앞 인도에도 폭 2m인 인도 3분의 1 지점에 높이 13.5m의 고압전신주가 설치되어 있어 보행자들의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있었다.

이처럼 수원 지동사거리~못골사거리까지 인도 2km 구간에는 모두 50여개의 고압 전신주가 설치되어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주택가가 밀집된 세류동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장 확인결과,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산제당사거리~세류고가차도까지 인도 2.2km 구간에도 고압전신주 47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더욱이 해당구간에는 전신주 주변에 불법 투기된 생활쓰레기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으며, 잡초마저 무성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H아파트단지 앞에는 13.5m 높이의 고압전신주가 도로 한가운데 설치되어 자전거 1대조차 통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인도를 점령한 한국전력의 고압전신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주민 김은영(32·여)씨는 “보행자를 위한 길인지, 전신주를 위한 길인지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인도상에 전신주가 넘쳐나고 있다”며 “한국전력이 전기 공급을 핑계로 보행자를 뒷전으로 밀어두고 마구잡이로 전신주를 설치하다 보니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신주가 보행자 통행에 커다란 불편을 주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될 때는 한국전력에 (전신주) 이설을 요청한다”며 “하지만 한국전력과 행정기관이 지중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을 수만 없는 노릇이다 보니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종대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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