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

중부일보·과천시 공동 주최 포럼
지속가능미래 위한 심도깊은 논의

 

100년 후 과천시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현 의료체계에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한 의료시설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과천시민회관에서 나왔다.

13일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과천미래 100년 포럼 지속가능성을 향한 길 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 포럼은 이건세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등 국내 의료 분야 전문가와 시민대표, 도시계획 관계자가 함께 모여 과천시 내 의료시설 도입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포럼은 ‘지속가능한 미래 과천을 위한 스마트 의료체계’를 주제로 한 홍윤철 교수의 발표로 시작됐다.

13일 오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과천미래 100년 포럼 '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에서 참석한 최윤정 중부일보 대표이사, 신계용 과천시장, 김진웅 과천시의장등 내빈들과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13일 오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과천미래 100년 포럼 '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에서 참석한 최윤정 중부일보 대표이사, 신계용 과천시장, 김진웅 과천시의장등 내빈들과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홍 교수는 "100년 후 과천시의 모습을 구상할 때 혁신적인 생각 없이는 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현재 과천에서는 대형 종합병원을 유치하기보다 디지털 기술과 의료서비스가 접목된 미래의료시스템 조성이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집과 마을 중심의 의료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의료진과 정부 간 갈등을 살펴봤을 때 본질은 빅5 병원, 대형 종합병원 중심으로 짜여진 의료체계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마트 기기를 통해 집에서 진단이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개개인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의료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시민이 패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포럼에 참석한 한 시민이 패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종합토론에 나선 패널들도 "100년 후를 내다봤을 때 국내 의료 기술은 디지털 기술과 만나 상당히 발전했을 것"이라며 "후대를 위한 과천시의 발전을 고려한다면 대형 종합병원보다 스마트 의료 체계가 만들어지는 게 과천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김철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가장 필요한 점은 의료 정보가 한 곳에 모인 데이터센터"라며 "양질의 의료 데이터가 가장 많이 축적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 과천시에 의료진과 의료데이터 등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메디컬 센터가 조성된다면, 과천시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앞서는 미래지향적 의료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오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과천미래 100년 포럼 '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에서 참석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노민규기자
13일 오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과천미래 100년 포럼 '과천시 종합의료시설을 논하다'에서 참석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노민규기자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장은 스마트 병원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임 단장은 "병원을 짓는 이유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볼 수 있는데, 스마트 병원이 적격"이라며 "디지털 기술과 의료 기술과의 융합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재 많은 병원에서 개발 및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단장은 "과천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 봤을 때 병원 유치는 주변 도시와 시설, 기관들과 공생하는 방식이 동시에 이뤄져야 된다. 이런 것은 과천시와 과천시민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희영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가 과천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많이 됐지만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 커뮤니티 전체가 같이 움직여야 되고 행정 등 다양한 분야 굉장히 혁신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경기도에는 과천시를 비롯해 병원을 유치하려는 지자체가 많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수도권 내 병상 억제를 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건강관리 센터가 곳곳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과천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최윤정 중부일보 대표이사등 내빈들이 포럼의 패널들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최윤정 중부일보 대표이사등 내빈들이 포럼의 패널들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대형 종합병원 설립 시 발생할 효율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수묵 과천미래100년자문위원회 전체위원장은 "대학병원이 설립된다는 가정하에, 과천시에 지어질 경우 마련해야 할 최신 장비, 최고의 의료진 등을 생각하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학병원 특성상 투자대비 발생 수익이 높지 않은 상황서 과연 과천에 대학병원이 들어올 수 있겠는가. 현실적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우리가 병원을 세우려는 목적이 궁극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임을 정확히 해야 한다"며 "발표 주제로 나온 것처럼 과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스마트 병원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너무 병원을 유치하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조금 더 긴 안목으로 우리의 건강 증진이라는 큰 목적으로 다시 한 번 어떤 시스템과 모델을 도입할지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홍찬표 도시공간 기술사사무소 대표는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의료용지는 보통 20만~25만 명의 인구일 때 확보한다"며 "과천시는 도시 기본계획상 14만 명이고 과천시에 특화된 병원이 꼭 대형 종합병원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패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과천시민. 노민규 기자
패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과천시민. 노민규 기자

종합토론 나선 각 분야 패널 7인
"과천 인구 위치 발전방향 미루어
스마트 건강센터가 해법" 입모아

홍 대표는 "도시계획에서는 사업성에 대해 많은 검토를 하는데, 이달 말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되는 과천시 내 부지는 사업성과 접근성 등에서 아직 부족하다"며 "용도에 대한 지구단지 계획에서 복합 용도를 허용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근 과천시 보건소장은 "많은 과천 시민분들이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 종합병원을 염원하시는데, 지속가능성 부분에서 과천시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2035년의 과천시 인구가 14만 명이 된다고 해도 상급 종합병원을 운영하기에는 적은 인구"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그럼에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과천시에서 해결을 못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골든타임을 놓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며 "입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의료 시설이 가장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좌장을 맡은 이건세 교수는 "이번 포럼은 과천 시민의 희망과 꿈을 담고 있는 내용이자,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자리"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과천시의 미래에 대해서 개방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이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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