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소로 사용되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3동 행정복지센터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윤상홍 기자
사전투표소로 사용되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3동 행정복지센터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윤상홍 기자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용현3 투표소 
휠체어로 접근 힘든 가파른 경사로 
학익1 투표소도 승강기 없는 상태 
계단난간엔 '추락 위험' 경고문까지

4·10 총선 사전투표가 5~6일 이틀 간 진행되는 가운데, 인천지역 일부 투표소는 장애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오전 9시 30분께 찾은 미추홀구 용현 3동행정복지센터. 이곳은 지하주차장이 사전투표소로 사용된다.

하지만 주차장 입구는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 힘든 가파른 경사로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미추홀구 학익 1동 행정복지센터 2층은 사전투표소 설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곳 행정복지센터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사전투표소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이용해야만 했다.

사전투표소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에는 빨간 글씨로 적힌 ‘난간 위험 추락 주의’ 경고문까지 붙어 있었다.

사전투표소 선정 과정에서 장애인 등 휠체어를 타는 사람을 위한 배려는 느낄 수 없는 장소들이었다.

사전투표소는 각 동에서 위치를 선정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지정된다.

사전투표소로 사용되는 인천 미추홀구 학익1동 행정복지센터 계단 난간에는 빨간 글씨로 적힌 ‘난간 위험 추락 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다. 사진=윤상홍 기자
사전투표소로 사용되는 인천 미추홀구 학익1동 행정복지센터 계단 난간에는 빨간 글씨로 적힌 ‘난간 위험 추락 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다. 사진=윤상홍 기자

선관위 "평일 탓 장소 선정 어려움 
차별없는 기표환경 조성 위해 최선"

미추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본 투표와 달리 사전투표는 휴일이 아닌 날에 시작해 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많다"며 "현실적인 여건상 열악한 동 행정복지센터를 사전투표소로 선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추홀구선관위 측은 휠체어 이용자 등이 투표하기 어려운 사전투표소에서는 1층에 임시기표소를 따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했다.

참관인이 1층에 있는 선거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선거인이 지정한 1인과 함께 투표용지를 발급 받고 따로 설치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하게 된다.

이후 투표용지를 별도의 봉투와 박스에 담아 다시 사전투표소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선거인의 비밀투표 권리를 보장한다.

미추홀구선관위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구도심으로서 열악한 주민센터가 많아 엘리베이터가 대부분 없다"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장애인들에게 차별적이지 않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와 함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3일 인천 전체 사전투표소 159곳 중 14곳(8.8%)이 지하나 2층 이상의 높이에 위치해 있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장애인의 접근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곳 중 10곳은 미추홀구에, 나머지 4곳은 동구에 위치해 특정 지역에서 이 같은 문제가 집중 발생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며 "미추홀구와 동구만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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