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후보 측 "이 후보 일방 요청 수용
돌연 비공개진행 선거 공정성 침해"

이 후보 측 "오해소지 있어 의견피력
협의 거쳐 결정 차질없이 정상방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가 1일 OBS 경인TV에서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선식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가 1일 OBS 경인TV에서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선식기자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 사이의 신경전이 토론회장 밖까지 확산되며 논란을 낳고 있다.

원 후보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와의) TV토론회는 당초 ‘공개 방송’으로 진행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토론회 시작 1시간 전 이 후보 측의 요청으로 OBS는 돌연 ‘비공개 진행’과 ‘보도유예(엠바고)’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와 언론이 선거 중립을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특정 후보의 일방적 요청만을 여러 차례 받아들이고 책임을 회피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전날 OBS 경인TV에서 사전녹화로 진행된 후보 방송토론회는 당초 취재 지원을 위해 언론에 중계가 제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론회 시작 전 후보측의 비공개 요청에 따라 중계 뿐만 아니라 토론의 주요 내용도 본 방영 전까지 엠바고가 걸렸다.

현장에서 계양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개에 대한 후보 양측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계 제공은 불가능하다"며 "보통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 후보들이 도착하면 (공개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다. 그동안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이같은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비공개 요청은 이 후보측에서 이뤄졌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중부일보와의 통화에서 "방송이 나가기 전에 기사부터 나가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 (중계 비공개) 의견을 피력한 것이고,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 것"라고 설명했다.

선관위의 설명에 따르면 토론회 현장의 사전 공개 및 보도관련 자료 배포 등을 후보가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지난달 31일부터 각 지역별 선관위 주관으로 진행, 방영되고 있는 인천지역 후보자 방송토론회 중 공개가 거부된 곳은 이 후보가 있는 계양구을 토론회가 유일하다. 계양을 후보 토론회는 2일 밤 9시로 편성 시간이 늦은 편이다. 이에 갑작스러운 공개 거부로 보도를 제한한 이 후보의 행동은 후보자 토론회에 대한 유권자의 접근성을 저해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한편, 원 후보측도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원 후보 캠프는 토론회가 종료된 후 녹취 자료를 취재진에 제공했고, 특정 언론사가 이를 활용해 같은날 저녁 6시 30분께 기사를 냈다. 엠바고를 깨고 ‘단독’을 붙여 보도된 기사는 상대 후보인 이 후보를 겨냥한 내용이 담겼고, 원 후보는 이를 페이스북에 즉시 인용했다. 현재 해당 기사는 포털 등에서 삭제된 상태다.

또한 원 후보측이 자료 배포를 통해 "선관위와 OBS는 지금이라도 TV토론회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선거 중립을 지키기 바란다"고 주장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방송 토론회 자체가 비공개된 것으로 오해가 확산했다. 그러나 취재 지원을 위한 자료의 사전 제공이 제한됐을 뿐 토론회 자체가 비공개로 전환된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진행된 계양을 후보자 방송토론회는 2일 오후 9시에 OBS경인TV에서 기존 일정대로 방영돼 시청이 가능하다.

박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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