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당진시, 분리개발 주장 나서

평택당진항 전경
평택당진항 전경

경기도 유일한 항만인 평택당진항을 두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당진시는 평택항 위주로 개발이 이뤄져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며, 평택시는 전략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항만이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경기평택항만공사 항만운영통계에 따르면 평택당진항은 물동량 처리량 1억t 이상에 달하는 만큼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다.

도는 지난 2022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을 골자로 한 협약에서 ‘항만물류 클러스터 및 배후단지 개발’ 사업 등으로 평택당진항을 상생 개발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평택시와 당진시에서는 평택당진항을 쪼개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나 당진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당진항을 따로 분리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함에 따라 항만 분할 시 따르는 실익 등을 검토 중이다.

3선의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재정 사업 등이 평택항 위주로 추진되는 것을 비판하며 항만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분할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지자체 간 신생 매립지 경계분쟁 다툼도 평택당진항 분리를 이끄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충남도·당진시·아산시는 2015년 행정안전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평택시를 상대로 ‘평택당진항 신생 매립지 귀속 자치단체 결정 취소 소송’ 냈지만, 대법원은 2021년 2월 ‘각하’ 판결을 내렸다. 결국 도와 평택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도와 평택시는 대법원판결에 ‘현명한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충남도와 당진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에서 당진항의 개발을 위해 분리하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용역과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평택당진항이 두 곳으로 나뉘었을 때 도내 기업의 이탈 가능성이 크며, 항만 발전도 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수현 평택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항만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분리하게 되면 절반의 기능만 활용할 수밖에 없어 경쟁력이 악화된다"며 "평택항과 당진항은 처리하는 품목이 겹치지 않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두 개로 갈라지면 주변 기업들과 항만에 영향이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평택당진항이 분리된다면 물동량 순위도 10위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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