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애완견" 발언 이어 "이화영이 정신 나갔나" 검찰 원색 비난
딩대표는 경제·민생 메시지, 당은 검찰과 각 세우는 ‘투 트랙 대응’ 모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것에 대해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임을 모르는 사람 있나. 참여정부 대북 특사였고 경기도의 대북 인도적 사업을 총괄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그것도 모르고 북한에 50억 원을 준다고 약속했겠나"라며 "그 사람이 바보인가. 정신 나갔나. 이게 검찰의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여러분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애완견처럼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진실을) 왜곡·조작하지 않나"라며 언론에도 날을 세웠다.

그동안 공식 회의 석상에서 주로 민생 문제를 언급하며 정쟁과는 거리를 뒀던 이 대표가 이처럼 검찰과 언론에 각을 세우는 것은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는 프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 대표를 옹호하면서 가세했다.

양문석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은 애완견에 모독"이라며 "그냥 ‘기레기’(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비속어)라고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도 쌍방울 대북 송금 심리를 맡은 판사에 대한 탄핵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민주당과 이 대표에 ‘득’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과 여권을 향한 ‘강공’ 기조가 이어지면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에 강경파가 대거 입성하면 이 대표가 추구해 온 ‘민생·실용’ 노선이 무색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어느 정도 수위로 대응할지를 놓고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의 대응은 어차피 ‘투트랙’이었다"며 "이 대표는 경제·민생 메시지로 수권정당의 지도자 이미지를 가져가되, 정치검찰의 행태를 비판하는 당의 대응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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