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원구성 난항

민주 "여당 기회 줘도 계속 거부"
18개 모두 야당차지 방안도 검토
국힘 "입법독주 우려" 특위 구성

여야가 국회 상임위 구성을 놓고 대치를 이어가면서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이 다음 주로 미뤄질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3일 아직 구성되지 않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앞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원 구성을 마누리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아직 완료하지 못한 7개 상임위원회도 조속히 구성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고 본회의 개회를 촉구했다.

이어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께서 결단해 주시길 요청한다"며 "기회를 줬는데도 거부하는 것을 마냥 기다려줄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몫으로 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정보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를 남겨 두고 있으나, 여당이 수용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야당이 차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 상임위 구성 및 개최에 대응하기 위해 15개 특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상임위 일정은 전면 보이콧하면서 당 차원에서 마련한 특위 활동만 하겠다는 전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해 사실상 무소불위의 힘을 갖추고서는 온갖 악법을 통해 의회 독재 체제를 철옹성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게다가 초강경파 친명 의원들이 위원장이 된 과방위와 법사위는 충성 경쟁이라도 하듯 벌써 첫 회의까지 일방적으로 강행해 입법 폭주의 포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입법 폭주의 날개를 달아줄 악법을 연일 발의하고 있으니 그 폭주의 끝이 어디일지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은 지금의 의회 독재가 영원하리라 생각하겠지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 의장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상임위원장 배분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 주까지 계속 양측에 대한 조율 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여야를 중재해야 하는 국회의장 입장에서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야당 단독 본회의를 열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민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 본회의를 여는 것도 무리해 보인다"며 "내주 후반부까지는 협상을 계속 벌이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재득·이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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