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미만 아동 비만율이 최근 5년 사이 4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지만, 고위험군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아동의 삶과 성장환경 및 정책환경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가구 5천753가구 대상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이 조사는 아동의 삶과 성장환경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13년에 처음 시행했으며, 이번 조사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졌다.

전체 아동의 40.0%는 12∼17세로, 0∼5세(23.8%)의 약 1.7배로, 저출생으로 인구 피라미드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4점으로, 2013년 6.10점, 2018년 6.57점과 비교하면 향상됐다.

아동의 건강상태를 살펴보면, 2018년 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현대인의 질병이라 불리는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은 증가했다.

아동의 체중이 점점 증가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과체중 비만율이 20%를 넘어섰다. 특히 9~17세 아동의 비만율은 14.3%로 2018년(3.4%)보다 약 3.5배 높아졌다.

체중과 연관된 지표인 고강도 운동 실천율은 48.1%로 2018년(38.2%)보다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수면시간은 8.3시간에서 7.93시간으로 줄고 주중 앉아 있는 시간은 524분에서 636분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신체활동과 수면시간 감소가 비만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전반적으로 나아졌으나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은 9~17세 아동은 1.2%로 2018년(0.9%)에 비해 증가했다.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경우는 4.9%, 자살 생각을 한 아동은 2.0%였다.

아동이 느끼는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숙제·시험(64.3%)과 성적(34%)으로 꼽혔다.

다만, 같은 나이대 스트레스가 적거나 없는 아동은 2018년 34.5%에서 지난해 43.2%로 증가했고, 아동의 우울 및 불안 정도는 1.77점(최대 26점)으로 지난 조사 대비 0.11점 감소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그간 아동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인해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발달, 가족·친구관계, 안전, 물질적 환경 등 전반적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 일부 악화된 지표도 있어,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놀 권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라고 말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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