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04현등사청동지장보살좌상
 

‘현등사 청동 지장보살 좌상’은 넓은 끈으로 질끈 동여맨 두건(頭巾)을 머리에 쓰고 오른손에 보배 구슬을 쥔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고려 시대의 전통을 이은 것이다. 바닥면에는 이 불상을 만든 사연이 새겨져 있는데, 1790년 관허당(觀虛堂) 설훈(雪訓) 스님과 용봉당(龍峰堂) 경환(敬還) 스님이 지장암에 봉안하기 위해 이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불상을 만든 설훈, 경환 두 스님은 불상과 불화를 모두 다룰 수 있었던 18세기 후반의 뛰어난 승려 장인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활동했다. 조선 후기의 일반적인 불상과는 달리 신체 비례가 적절해 안정된 모습이며, 양 볼이 통통한 네모진 얼굴도 차분하면서도 인자한 표정을 자아낸다. 특히 왼쪽 무릎 위에 드리운 옷자락을 크고 대담하게 접어 끝단을 힘 있는 지그재그 형으로 표현한 것은 오른쪽 어깨의 지그재그 모양 옷자락 처리와 함께 이 불상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적인 표현이다. 위아래로 벌어진 연꽃이 맞붙은 대좌도 원래 것이다. 대담하고 세련된 표현기법과 뛰어난 주조기술을 보여주는 18세기를 대표하는 청동불상이다.

자료=가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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