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미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센터장.](https://cdn.joongboo.com/news/photo/202405/363654222_2399236_2137.jpg)
부천성모병원 성모관 1층에 자리한 국제진료센터는 해외환자들의 발걸음으로 항상 분주하다. 이곳을 총괄하는 김주미 센터장(55)은 러시아 국적 의사면허와 국내 의사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어 주목된다.
김 센터장은 사람을 돕고 살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복지학 학위를 취득했고, 한때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문학에 심취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과 함께 러시아를 가게 되면서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쌍뜨러시아의대에 들어가 의사면허를 획득했다.
그러다 2005년 귀국하면서 혈관 및 신장이식과 유방 및 갑상선 2가지 분야를 세부 전공한 외과 전문의로 국내 시험을 통해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2007년 신촌세브란스병원 입사하는 등 그의 이력은 러시아 의사로서는 국내 첫 사례이기도 하다.
김 센터장이 해외환자를 전문적으로 맡은 계기는 부천으로 오기 전 대전성모병원 근무 당시 우연히 의사소통이 안 되는 러시아환자를 도와주면서다. 그의 유창한 러시아어 실력이 주변에 알려졌고, 국제진료센터를 오픈하면서 2015년 부천성모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그는 코로나 사태 이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권의 다양한 국제의료 심포지엄과 포럼에 참가해 직접 발로 뛰며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렸다. 팬데믹 이후에는 화상컨설팅을 통해 연간 2천300여 명에 달하는 해외환자를 유치하며 국제진료센터에서 수술과 검진을 받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김 센터장의 해외환자 케어는 한국에서 수술과 검진이 종료됐다고 끝나지 않는다. 환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2~3개월에 한 번씩 화상통화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로 진정한 주치의가 돼 환자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러시아와 영어에 능통한 외과 전문의임에 따라 의료 문의에 빠르고 정확한 답변으로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섬세하게 돌봄으로써 치료를 받고 돌아간 사람들의 입소문도 웬만한 에이전시 역할 이상이라는 게 증명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적극적인 해외환자 유치 및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부천시 표창과 2023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국제진료센터에도 김 센터장의 탁월한 리더십과 세심한 돌봄서비스를 받은 해외환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믿고 찾아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 병원의 러시아어판 홈페이지 번역부터 다양한 의학자료 번역 감수, 국제진료에 필요한 설명문과 동의서 양식까지 어느 하나 김 센터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김 센터장은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를 러시아권 중증해외환자치료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며, 대한민국 의사로서 해외에 높은 의료서비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