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고향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준비한 선물도 물론 좋지만, 부모님의 노후 건강을 위해 뼈 건강을 챙기는 시간도 함께 갖는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에 도움이 되고자 노년기에 특히 많이 발생하고,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활동이 필요한 2가지 질환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 3cm 이상 줄어든 키, 골다공증 의심신호


최근 들어 부모님의 키가 3cm 이상 눈에 띄게 줄었다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골다공증은 정상에 비 뼈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뼈가 약해지고 가벼운 충격에도 뼈의 변형이나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대사성 질환이다. 뼈는 일생 지속해서 생성, 흡수, 소실의 과정을 반복하는데 30세 이후부터는 골량이 최대에 도달하고 이후부터 꾸준히 감소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을 거치며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급격한 골 소실이 일어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자체는 증상이 없으나 뼈가 약해진 상태이므로 골절에 취약해 골다공증성 골절이 빈번히 나타난다. 주로 척추, 고관절, 손목 등에서 흔히 발생하며 골절 발생 시 입원, 수술의 치료 과정이 필요하며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령의 환자는 골절로 인한 장기간 침상안정에 따른 욕창, 관절구축, 폐렴 등 합병증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뼈가 많이 약해질 때까지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 예방,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골밀도 검사는 요추, 대퇴골의 골밀도를 측정해 진단하며 T-score가 -2.5 이하인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음식, 영양제 등을 통해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 느려진 걸음과 얇아진 하체, 근감소증 주의해야

‘근테크(근육+재테크)’라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근육은 노년기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큰 자산이 된다. 기저 질환이 없음에도 걸음이 느려지고 기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하며 관절통이 심해진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 치료해야 한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섬유 수나 단면적이 감소하면서 골격근의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을 말하는데 근육량이 감소하면 근력 약화, 보행속도 및 신체활동 수행능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근육량 역시 30대에 정점을 찍고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데 노년기가 되면 근육량은 매우 감소해 전체의 절반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종아리 둘레가 남성 34cm, 여성 33cm 미만인 경우, 또는 연속으로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5회 반복했을 때 15초 이상 소요될 경우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체성분 검사, 악력 검사 등을 통해 근육량과 근력을 체크하고 신체 수행능력을 평가한다.

근감소증의 치료는 명확하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인데, 나이가 듦에 따라 지방은 저절로 늘어나지만, 근육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서만 늘어난다.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면 자연스레 골밀도가 높아지고 이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평소 운동습관이 들어 있지 않다면 혼자 운동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이 시기에 주변의 가족, 지인과 함께하면 운동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해야 하며 알코올과 담배는 근육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므로 금주, 금연할 것을 권한다.

노년기 가장 기본적인 일상활동과 풍요로운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는 뼈와 근육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인 진단검사와 건강한 생활습관 확립으로 건강 적금을 미리 들어둘 수 있도록 가족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정호진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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