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 소담 / 176쪽


‘여행 드롭’은 ‘냉정과 열정 사이’, ‘도쿄 타워’ 등으로 국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에쿠니 가오리의 여행에세이다. 여행과 관련된 시 3편과 단편 36편, 번외 편 1편이 실렸다.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자신이 여행지에서 가져온 소중한 기념품과 같은 추억들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 여행했던 장소와 공기, 음식,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우리에게 들려준다.

여행을 떠날 때면 ‘언제나 꼬맹이로 돌아가는 기분이다’면서 여행이 주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전한다.

발 닿는 대로 떠났던 아프리카행 기차에서 일어난 일, 화랑을 찾아 1시간이 넘도록 걸어 다닌 일, 낭독회에 갔다가 들렀던 놀이공원에서 겪은 일 등 다채로운 일화가 수록됐다.

이와 함께 여행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느낄 법한 긴장과 낯섦 또한 에세이의 주제가 돼, 소소한 이야기까지 책에 담았다.

작가는 남편이 회사에서 받아오는 여행 기념품을 볼 때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여행을 떠올린다. 또 낯선 백화점에 가서 익숙지 못한 구조와 사람들에게 긴장할 때면 여행지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며 기시감을 느끼기도 한다.

화려한 표현이 아닌 작가만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로 일상 속 이야기를 친근하게 건넨다.

 

 

집으로부터
신경옥 / 포북 / 338쪽


‘집으로부터’는 30년 이상 수많은 공간을 연출하고 디자인한 인테리어 전문가가 전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작은 집이 좋아’에서 저자는 단독, 공동, 상가 주택 등 고민거리가 많은 작은 평수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이번 책에서는 그 이후 15년의 행보를 담아 다이닝바, 한옥 리모델링, 아담한 신혼집 그리고 저자의 작업실을 포함한 총 9곳의 실례 집을 소개한다. 작은 아이템부터 좁은 공간에 구현한 수납 조건, 공간 분할 등 다양한 인테리어 개념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구조에 흥미가 없는 저자는 전부 허물어 새로 짓다시피 하거나 리모델링을 통해 그만의 색채가 묻어난 스타일을 불어넣는다.

특히, 집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고 말하며, 가족들의 삶과 생활방식이 담긴 유기체임을 강조한다. 이는 저자가 십수 년간 집을 뜯고, 고치고, 단장하며 내린 결론이다.

이곳에는 왜 이런 소재를 사용했는지, 어떤 생활방식을 고려해 디자인했는지, 디자인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지 등 실례 집마다 저자는 말하듯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개성 있는 스타일링, 구조 변경, 오래된 것들에 대한 애정, 수없는 변신을 거듭한 저자의 17평 작업실까지. 책에는 저자가 가진 ‘집’에 관한 정체성이 녹아 있다.

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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