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책이 좋아서
김동신·신연선·정세랑 / 북노마드 / 252쪽


‘하필’이면 책이 좋아서 이를 직업으로 삼은 세 사람이 뭉쳤다. 책 ‘하필 책이 좋아서’는 출판계에 발을 들인 지 20년 차를 향해 가는 소설가 정세랑, 김동신 디자이너, 신연선 작가가 모여 나눈 편집, 디자인, 홍보, 제작 등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들은 시대와 출판 환경을 분석적인 시각으로 써 내려가기보다 마음 표면에 천천히 떠오른 질문들을 세심히 모았다.

동영상조차 빨리 감기를 해서 보는, 모든 게 빠른 이 시대에 느린 미디어를 만드는 저자들은 책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으로 출판계 안팎을 바라본다.

추천사, 개정판, 굿즈, 1인 출판사, 문학상 심사 등 책과 출판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내용들로 채워졌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여성, 환경, 문화 정책 등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성찰도 전한다.

 

꽃이 사람이다
나태주 / 샘터 / 276쪽


풀꽃문학관을 연 지 10년, ‘풀꽃시인’ 나태주가 머위꽃을 볼 때부터 부레옥잠을 만날 때까지 풀꽃문학관에 자리한 작은 생명들을 기록한 산문집을 펴냈다.

나태주 시인에게 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표작 ‘풀꽃’을 비롯해 그의 시 가운데는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매우 많다.

그는 시로는 다 담지 못한 꽃과 나무에 대한 단상들을 산문으로 풀어놓았다.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늦겨울부터 봄을 지나 초여름까지 풀꽃문학관의 풍경을 기록했다.

꽃과 나무에 얽힌 자신의 사연들도 들려준다. 어머니가 고향 집에서 기르시던 우산꽃, 구재기 시인에게 선물 받은 애기붓꽃, 이해인 수녀님이 이름 지은 봄까치꽃 등 그에게 꽃들은 사람이기도 하다.

여기에 꽃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 등이 나태주 시인 특유의 따뜻한 문체로 담겨 있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
엄지혜 / 마음산책 / 208쪽


책 ‘태도의 말들’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엄지혜 작가의 신작 에세이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이 출간됐다.

이번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좋고 싫음, 생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다룬다.

작가는 타인의 진심은 행동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거나 힘들 때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등 모두 상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에 가능한 일임을 알려준다.

특히, 서로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중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핀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줬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그 근원에 자리한 진심은 무엇인지 성찰하게 된다.


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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