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와 협동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정헌목·박세진·이경묵·양영균·염찬희·오창현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408쪽


시장 만능을 주창하던 신자유주의와 주류 경제학은 양극화, 사회 불신, 기후 변화, 고립과 혐오 등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동체와 그 기반이 되는 가치로서 ‘호혜와 협동’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오스트롬(Elinor Ostrom), 퍼트넘(Robert Putnam) 등 세계 석학들 역시 자본주의로 인한 문제와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 간 연대와 신뢰로 대표되는 ‘사회적 자본’, 주고받는 ‘호혜’, 함께 행동하는 ‘협동’ 등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호혜와 협동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해 인류학 전공자들이 3년간의 연구 끝에 내놓은 하나의 대답이다.

이 책은 먼저 제1부에서 호혜와 협동 그리고 공동체를 둘러싼 개념과 이론을 살펴본 후 제2부에서는 이러한 개념과 이론이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보여준다.

1부에서는 먼저 ‘호혜성’ 개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초기의 대표 학자들의 이론을 검토하고 또 다른 주요 개념인 ‘공유재’, ‘사회적 자본’ 등의 이론도 살펴본다. 또 한국 전통사회에서 호혜와 협동의 사례로 거론된 농촌 관행을 바라보는 이론적 틀 중 하나인 1970~1980년대 한국과 일본의 기층문화론을 비교 분석한다

제2부에서는 호혜와 협동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다룬다.

이 책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웃에 대한 증여로 해석한다.

사회적거리두기를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자극된 공동체 운동으로 보고 백신 맞기,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등을 이웃의 코로나 감염을 막는 선물이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공동체의 도덕적 자가면역 과정이라고 부연한다.

또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협동조합의 전개 과정과 활성화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해 영국의 로치데일소비자협동조합과 스페인의 몬드라곤노동자협동조합 그리고 한국의 홍동풀무협동조합을 배태한 각각의 문화를 비교해서 살펴본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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