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김포도시철도(골드라인) 혼잡으로 인해 호흡곤란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지역 다른 전철역에서도 이같은 혼잡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는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카드 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경기지역 도시철도 노선 및 역별 빅데이터를 분석해 탑승객이 가장 많은 역은 어디인지, 어느 시간대에 탑승객이 집중됐는지 등을 살펴봤다.

김포골드라인 3월 한달간 탑승객

146만3천754명…평일 이용 79%

오전7~9시 40만5천738명 집중

한강신도시 위치한 구래역 '최다'

김포~서울 잇는 유일 철도 2량뿐

◇김포 골드라인 평일 탑승객 3분의 1 이상은 출근길에 집중… 탑승량 가장 많은 곳은 구래역

2022년 김포 골드라인 탑승객 수는 1천530만9천309명으로 한 달 평균 127만5천775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통계에서는 한 달 탑승객이 146만3천754명으로 더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이중 평일 탑승객은 115만5천793명으로 3월 전체 탑승객의 79%를 차지했다. 하루로 환산하면 5만2천536명이 골드라인을 이용한 셈이다.

시간대별 탑승객 수를 살펴보면 오전 7시가 17만4천3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전 8시(15만762명), 오전 6시(8만701명), 오전 9시(8만644명) 순이었다.

출근 시간대(7~9시) 김포 골드라인에 탑승한 사람은 40만5천738명으로 평일 탑승객의 35.1%를 차지했다. 탑승 인원이 적은 양촌역과 김포공항역을 제외할 경우 8개 역에서만 39만3천478명이 탄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탑승객이 많은 곳은 한강신도시 중심상업지구가 위치한 구래역이었다. 3월 한 달 동안 27만5천113명이 탑승했는데, 오전 7시 3만5천169명, 오전 8시 3만942명이 몰렸다. 이어 장기역(22만1천469명)과 사우역(21만1천567명)이 뒤를 이었다.

혼잡구간으로 알려진 풍무역과 고촌역은 각각 16만1천474명, 15만11명이 탑승했다. 특히 풍무역은 오전 7시 탑승객 수가 2만7천562명으로 구래역 다음으로 많았고, 출근 시간(7~9시) 탑승객 비율이 약 39%에 달하는 등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는 풍무동이 김포시 읍·면·동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출근길 수요가 높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포 골드라인은 김포와 서울을 잇는 유일한 도시철도라는 점에서 출근 시간 탑승객이 집중했지만, 정작 열차 편성은 2량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선 구축 당시 승강장 길이를 2량 기준에 맞추면서 열차 증설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포시는 지난해 11월 증차를 통해 출근 시간 배차 간격을 3분 7초에서 2분 30초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혼잡 상황이 일부 개선될 뿐 기본적인 구조가 변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는 김포 골드라인 혼잡 완화와 안전사고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국토부는 서울시와 개화역~김포공항입구 구간 버스전용차로 개통에 합의했다. 경기도와 김포시는 대체노선에 전세버스를 확충하고, 호출·예약이 가능한 수요응답형 버스(DRT)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서울시는 혼잡 시간 탑승을 제한하는 커팅맨을 투입하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는 고촌역에 구급차와 구급대원 2명을 배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혼잡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수륙양용버스와 수상버스(리버버스) 운행을 내세웠다. 다만 접근성과 비용 문제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탑승객 수만 보면 1호선 최다 인파

1호선 수원역 도내서 이용객 가장 많아

3월 한달간 1호선 부천역 102만명 2위

출근시간대 역곡역 32만3천명 1위

◇최다 탑승 경기지역 전철역은 1호선 수원역… 신분당선 판교역은 퇴근길 혼잡

출퇴근 시간 탑승객이 붐비는 것은 김포 골드라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순 탑승객 수만 따졌을 경우 경기지역 도시철도역 중 가장 승객이 많은 곳은 1호선 구간이었다. 전동차 수가 김포 골드라인보다 5배 많은 10량으로 편성돼 다른 구간보다 이용객 수가 월등하게 많았다.

수원역은 지난 3월에만 126만8천336명이 이용하며 가장 많은 탑승객이 몰렸다. 하루 평균으로 따져보면 약 4만 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후 5~6시 탑승객이 21만6천225명에 달하는 등 출·퇴근 시간 모두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그 뒤를 잇는 곳은 1호선 부천시 구간이었다. 부천역은 지난달 102만8천480명이 탑승하며 수원역 다음으로 사람이 많았다. 부천역 이용객 중 4분의 1은 출근 시간(7~9시)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경기도 도시철도역 중 가장 많은 탑승객을 기록한 수원역의 퇴근길 모습. 김경민 기자
지난 21일 경기도 도시철도역 중 가장 많은 탑승객을 기록한 수원역의 퇴근길 모습. 김경민 기자

4호선 과천선 안양구간 인파 집중

수인분당선 성남구간 이용객 최다

강남~수지~광교 잇는 신분당선 판교역

퇴근시간 40만6천955명 몰려

역곡역(89만4천553명)은 경기지역 도시철도역 중 출근 시간 탑승량이 가장 많았다. 총 32만3천435명이 이용했는데, 하루 약 1만 명이 탑승한 셈이었다. 가장 붐빈 시간대는 오전 7시로 12만8천743명이 탔다.

4호선 과천선은 안양시 구간에 탑승객이 집중됐다. 범계역은 83만2천440명으로 가장 승객이 많았고, 인덕원역은 77만3천505명으로 뒤를 이었다.

7호선에서는 광명시 구간 2개 역의 탑승객 수가 많았다. 광명사거리역은 65만4천457명, 철산역은 65만3천494명이 이용하며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두 역 모두 출근 시간대에 승객이 집중됐는데 철산역 24만1천806명, 광명사거리역 23만1천132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만5천 명가량이 이 역에서 출근한 것인데, 이는 7호선에서 가장 많은 탑승객 수를 기록한 가산디지털단지역(121만7천92명)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철산역 바로 전역인 데다가 1호선 환승이 가능해 혼잡구간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도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수인분당선은 성남시 구간에서 이용객이 많았다. 수원시·용인시 또는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었다.

가장 승객이 많은 곳은 야탑역으로 80만161명이 이용했다. 이어 서현역(75만3천74명), 모란역(66만3천53명), 정자역(55만9천670명) 순이었다.

하지만 성남시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역은 신분당선 판교역이었다. 3월 한 달 동안 93만8천865명이 이용했는데, 판교신도시와 판교테크노밸리가 위치한 데다가 수인분당선처럼 서울 강남과 용인 수지·수원 광교를 잇는 거점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판교역은 퇴근길에 탑승객이 집중됐다. 출근 시간(7~9시)에는 11만7천942명에 머문 반면, 퇴근 시간대인 오후 5~7시에는 40만6천955명이 탑승했다. 하루 평균 1만3천여 명이 신분당선을 통해 퇴근한 셈이다. 오후 8~9시에도 승객 수는 13만1천852명을 기록하며 다른 지역보다 활발한 탑승량을 보였다.
 

◇김포 골드라인, 부정단어 압도...언급량은 대책회의 열린 14일 가장 많아

김포 골드라인에 대한 뉴스, 포털, SNS 관심도는 어느 정도였을까.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언급량과 관심도를 살펴봤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서 김포 골드라인의 SNS 언급량을 검색한 결과 총 5천159건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한 11일부터 13일까지는 언급량이 미미했으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책회의를 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14일에는 2천80건으로 급등했다. 이어 원희룡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이 있었던 15일에도 1천283건의 게시물에 언급됐다.

긍·부정 단어 언급 비율에서는 부정 단어 비율이 62.3%로 압도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단어들을 살펴보면 안전, 위험, 과밀, 불편 등 안전문제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언론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BIG kinds)’에서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405건으로 집계됐다. SNS와 마찬가지로 14일 이후 기사량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지난 4월 10일부터 19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김포 골드라인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지난 4월 10일부터 19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김포 골드라인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주요 연관어로는 지옥철(87.99)이 단연 눈에 띄었다. 이어 호흡곤란(70.1), 혼잡도(59.9), 안전사고(41.52) 등이 뒤를 이었고 혼잡문제 대안으로 언급된 버스전용차로(60.59), 수륙양용버스(46.05), 전세버스(41.11), 리버버스(18.57) 등도 이름을 올렸다.

또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한 검색어 트렌드 분석에서도 대책회의가 열린 14일에 관심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도가 혼잡완화 대책을 발표한 18일에는 60의 관심도를 나타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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