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코뿔소
하늘마음/ 글 이화연 그림 임찬미/ 62쪽


1515년 5월 인도코뿔소 한 마리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처음으로 상륙했다.

코뿔소에 대한 소식은 유행했고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에게도 전해졌다. 뒤러는 다른 화가가 인도코뿔소를 보고 그린 스케치와 간단한 메모를 보고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목판화를 찍어냈다.

뒤러의 그림은 이후 살바도르 달리 같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만큼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뿐만 아니라 뒤러의 목판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명문가의 문장으로, 대성당과 탑의 장식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동물도감 같은 책에도 그의 목판화가 실렸다. 그 바람에 유럽 사람들은 수백 년 간 코뿔소의 모습을 잘못 알고 있었고 이후 몇 차례 살아있는 코뿔소 전시회가 열렸지만, 뒤러의 코뿔소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다고 한다.

이 책은 1500년대 유럽 포르투갈에서 실제로 있었던 ‘코뿔소 소동’에 상상력을 더해 그림책으로 펴냈다. 이 동화는 유명 화가였던 알베르히트 뒤러의 ‘인도코뿔소’ 목판화가 인기를 끌면서 적어도 수백 년 간 사람들이 코뿔소의 모습을 오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림 작가 임찬미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그림체로 ‘철갑코뿔소’의 그림을 완성해 냈다.

철갑코뿔소 소동은 작가의 말처럼 ‘500백 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이 책은 요즘도 우리 주변에 ‘철갑코뿔소’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고, 거짓 너머 진실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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