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엔 인류의 문제·해결방안 등 담겨
결국 취향·전문가 의견 등에 최고됨 지적

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
양용기/ 크레파스북/ 248쪽


건축물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거를 담당하며 인류가 만든 창조물 중 일상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건축물에는 당시 인류가 직면한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향점이 담겨있다. 건축은 예술과 기술의 속성을 함께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이룩한 모든 문화,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건축은 낯설다.

베토벤, 피카소, 괴테는 알지만 건축분야의 인물들은 잘 모른다. 하나 건축물을 바라볼 때 외관의 아름다움이나 시공 기술뿐 아니라 건축물에 얽힌 배경,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양식, 건축가의 철학 등 다양한 시각으로 음미할 수 있다. 저자는 ‘최고의 건축물’을 엄선한 책이지만 역설적으로 ‘최고의 건축물’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고라는 것은 결국 바라보는 사람의 자기만족이며 여기에 전문가의 의견이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저자는 "전문가는 일반인에 비해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그것을 맹신할 위험성 또한 크다"고 지적한다. 이는 책의 주제와도 이어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 이외에도 훌륭한 작품은 많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책에 수록할 건축물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사회 변화에 영향을 준 작품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리고 이를 단순히 시대별, 사조별로 나열하지 않고 다섯 가지 테마에 따라 구분했다.

1장에서 친자연주의적인 요소의 필요성과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면 2장에서는 시대적 문제점과 관습을 향한 건축가들의 도전과 저항을 다뤘다. 3장은 구조에 담긴 미관과 기능을 알려주며 4장에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와 미의 기준을 이야기했다. 마지막 5장에서는 ‘클래식’의 의미를 통해 고전 양식이 현대에 주는 메시지를 들려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건축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큐레이터와 함께 전 세계 건축물 투어를 떠나는 느낌을 선사하는 것과 동시에 ‘최고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건축물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이 올바르게 작품을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안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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