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국내외로 여건이 좋지 않아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요. 이럴 때 우리는 마음의 여유를 잃고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제가 올해 고3이 되는 딸과 나누었던 얘기를 중심으로 어떤 마음을 가져야 어려운 시기에도 여유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성과보다 관계를 중시해야 합니다.

기숙사에서 2년을 보낸 딸이 집으로 잠시 돌아와 2년 동안의 학교생활에 대해 여러 얘기를 하였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을 통해 배운 것도 많지만 기숙사 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합니다. 친밀한 관계는 마음의 여유를 주지만 불편한 관계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해주었죠.

그렇습니다.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성과만 내면 흔히 만족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가 틀어진다면 사람의 마음은 결코 여유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성과를 좀 못내더라도, 조금 늦게 가더라도 주위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함으로 인해 관계가 화목할 때 우리는 성과에 상관없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결과보다 과정에 만족해야 합니다.

딸이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볼 때 아빠가 한 말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꼴등을 해도 좋으니 목표하는 학교에 들어간다면 거기서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배움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지요. 저는 그냥 흘러가는 얘기로 한 것인데, 딸에게는 그 말이 학교에서 중요한 시험을 칠 때마다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과정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지,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을 누리는 기쁨을 경험해야 합니다. 과정에 집중한다면 많은 경우 결과는 덤으로 주어지고,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결과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힘을 갖게 됩니다.

셋째, 받기보다 주기를 즐겨해야 합니다.

고2 과정을 마친 딸이 고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다짐한 게 있었다고 합니다. 절대 ‘give and take’의 마음으로 공부하지 말자는 다짐이었죠. 그런 마음가짐으로 딸은 지금까지 자신의 필기 노트를 주변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또 본인이 잘 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친구들을 가르치며 함께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도와주었던 친구들이 성적이 올랐다며 감사인사를 전할 때 정말 뿌듯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받을 때, 더 많이 가질 때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들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눌 때의 그 뿌듯함으로 마음의 여유를 얻을 때가 더 많습니다.

성과와 결과만이 중시되는 세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기보다는 조급하게 살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주위 이웃들과의 관계에 마음을 써야 하고 결과보다는 최선을 다한 과정에 만족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건적인 나눔보다는 아낌없는 나눔, 대가없는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세상을 좀 더 풍성하게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시나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저는 올해 고 3이 되는 제 딸을 비롯하여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모든 수험생들과 수험생들을 뒷바라지 하는 부모님들께서 이 이 글을 읽고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독자여러분들도 관계, 과정, 나눔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하셔서 2023년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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