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매력은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전에 없던 세계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소설책 한 권 들고 더위를 피해보는 것은 어떨까.

 

백제 패망의 슬픈 역사 미학적으로 풀어내다

부여 찾아 90000리
잔아 김용만 지음│이룸│312쪽


‘부여 사람’을 표방하는 작가 잔아(殘兒) 김용만은 백제 패망의 슬픈 역사를 미학적으로 승화해 ‘부여 찾아 90000리’라는 작품으로 내놓았다. 이 작품은 백제의 미학적 탐구라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진행된다. ‘새뜸(행정구역상 오덕리)’이라는 작은 마을에 대립하는 두 집안과 이 반목을 운명처럼 짊어진 주인공 찬혁과 세영의 슬픈 성장사와 사랑을 통해 부여의 비극미를 그려내고 있다. 작품의 주 무대는 부여에 속한 ‘새뜸’으로, 선조왕의 태실비가 서있는 역사적 유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며,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에 해묵은 대립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주인공 찬혁과 세영은 대를 이어 대립하는 집안의 자식으로 비극적 숙명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금척을 회수하라' 밀명 받은 최한기의 여정

최한기의 모험-금척을 찾아서
최홍 지음│도화│320쪽│값 1만3천 원


조선 후기에 생존했던 철학자이자 실학자, 과학사상가 혜강 최한기가 단군시대부터 존재했다는 금척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신라와 조선왕조를 창업케 했다는 금척, 그러나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 홍타이지가 탈취해 간 금척. 최한기는 조선 왕실로부터 금척을 회수하라는 밀명을 받고 청나라로 떠난다. 그 여정에서 유생 최한기가 세상을 경험하면서 차츰 실학자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조선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방대하고 높은 경지의 실학자 최한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또, 우리 고유의 신비로운 금척에 얽힌 사연들과 그 실체를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신비의 놀이공원 블루문파크 시리즈 통합본

블루문파크
조남호 지음│블루문파크 출판사│414쪽


2022년은 블루문파크 시리즈 3부작 ▶블루문파크 ▶블루문파크-황금전사 ▶블루문파크-얼굴 없는 여자가 나온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블루문파크는 전자책으로도 출간됐으며 국내외 독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세계 50여 국가의 독자들을 만났다. 저자는 출간 10년을 맞아 다소 어색했던 문장을 다듬고 전투 장면의 긴장감을 높여 재구성했다.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들의 윤곽과 세계관도 다시 구체적으로 잡고 이야기를 또렷하게 만들었다. 블루문파크 속에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주인공 네모와 레드, 코지와 용맹, 슬픔과 포기 등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캐릭터 이름으로 지었다. 이 작품은 존재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신비의 놀이공원 블루문파크를 지키려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를 통해 자연과 인간, 평화와 공존을 말한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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