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남단, 땅끝 마을로 불리는 해남은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군과는 삼천 리 거리, 서울서는 천리 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친근한 감성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해남이다. 다양한 섬과 갯벌, 맑고 깨끗한 바다, 천혜의 자연 친화적 해양·생태·문화 등 특화자원이 넉넉한 이곳이 그리워지는 요즘, 새로 나온 두 권의 책이 눈길을 끈다.
 

해남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임철우 외 지음│일상과 이상│316쪽


해남 밖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시선으로 ‘해남’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이 책은 모두 38명이 저자로 참여, 해남에서 보고 듣고 느낀 소회를 담아냈다.

영화감독 곽재용과 소설가 신경숙 등은 따뜻하고 훈훈한 해남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뮤지컬제작자 박명성과 시인 조동범 등은 해남의 맛에 대해 전해준다. 해남의 명소들도 실려 있는데, 소설가 임철우는 두륜산을, 시인 김윤배는 미황사를, 시인 문효치는 일지암을, 시인 송소영은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을, 영화평론가 조희문은 해남공룡박물관을 각각 다루고 있다. 동양화가 김대원이 그린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한마디로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풍부하고, 여기에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진 곳이 해남’이라고 입을 모으고들 있으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이 책은 아마도 사람내음 가득한 해남으로의 정겨운 여행에 길잡이가 돼 줄 것으로 보인다.

해남2
 

땅끝에서 바람을 만났다
박병두 지음│(주)천년의시작│440쪽원


경기도 수원에서 이름 석 자만 대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던 사람. 어느 날 홀연히 고향으로 내려가 창작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던 박병두 작가가 시나리오 선집, ‘땅끝에서 바람을 만났다’로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가 귀촌해 자리를 잡은 곳은 해남이다. 또한, 이곳에서 인송문학촌 토문재를 열고 인문학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힘든 문학의 길을 걷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와 희망을 안겨주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번 선집에는 장편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그림자 밟기’를 비롯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인동초’와 암에 걸린 젊은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의 등대’가 수록돼 있다.

박 작가는 "글을 쓰는 문학활동은 서로 나누고 베푸는 일"이라며, "글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문화예술의 마당을 열어 주고 싶다"고 말한다. 비록 인문주의 정신을 회복하겠다는 그 길이 험난할 여정일지라도 말이다.

강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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