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를 가진 경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그리고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포르투갈까지 ‘책으로 떠나는 여행’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저자들이 지역의 곳곳을 발로 뛰며 탐사해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문 밖에 나서기만 해도 찜통더위가 온몸을 감싸는 여름, 책 한 권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천년 역사의 여운 간직한 경주 속으로 풍덕
경주-천년의 여운│임찬웅│야스미디어│492쪽


25년간 국내외 수많은 문화유산을 해결하면서 인문학적 경험을 축적해온 저자 임찬웅은 그동안의 발걸음을 한데 모아 글로 정리했다. 이 책은 천년의 역사를 가진 경주를 거울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경주는 천년 역사의 여운을 간직하고 있다. 박혁거세, 석탈해, 김알지가 신화를 들려주고 이사금 시대의 순수했던 여정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통일을 이룩한 신라는 삼국문화를 융합해 민족문화의 기틀을 다져놓았다. 지금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성덕대왕신종, 세계 석굴사원이 결정체 석굴암, 부처의 세계를 건축으로 표현한 불국사 등 문화적 성취를 이루어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천년의 여운이 가깝게 다가와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 관통하는 '파랑의 그물'에 빠지다
포르투갈은 블루다│조용준│도도│560쪽 


‘포르투갈은 블루다’는 문화탐사 저널리스트 조용준 작가가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르투갈을 총망라한 책이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색은 ‘파랑’이다. 전 국토를 관통하는 색인 탓에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파랑의 그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포르투갈 어디에나 아줄레주(포르투갈의 장식 타일)가 있다.

이 책의 포인트는 포르투갈 아줄레주다. 포르투갈 곳곳에 놓인 아줄레주를 보면 이 나라의 화양연화를 모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제국주의로 우뚝 올라섰지만 왕들이 식민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패권 경쟁에서 밀려나 쓸쓸하게 뒤쳐진 나라다. 포르투갈의 흥망성쇠를 알고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알보고면 더 반가운 '금동반가사유상' 미소
나 혼자 국립중앙박물관│황윤│책읽는고양이│416쪽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국보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이 지난해 11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서 전시 중이다. 금동반가사유상을 둘러싼 군중의 모습은 마치 2천500년 전 부처 주변으로 모인 제자들을 연상하게 한다.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된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과의 만남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감상하기 위한 안내서다. 황윤 작가는 ‘금(金)’이라는 자신만의 주제로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해왔다.

청동으로 제작된 몸체에 금을 칠해 완성한 반가사유상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한반도 내 청동과 금의 흐름을 보여준다.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불상에 관한 총망라된 정보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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