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정보 공개·주민참여예산제 등 지역발 정책 전국으로 확산 성과
엘리트중심 대의민주주의는 과제

 

‘함께 온 30년, 함께 할 30년’ 2021년은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을 맞는 해다.

또 지난해 12월 9일, 32년 만에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자치경찰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경찰청법 개정안 등이 통과됨으로써 지방자치 역사의 변곡점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지난 30년과 앞으로 30년.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어떤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

1991년 창간해 지방자치 역사와 궤를 같이한 중부일보는 창간 30주년 연중기획으로 시대적 화두인 ‘자치분권’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12월 14일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열린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한국행정연구원·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공동개최 컬로퀴움 ‘지방자치부활 30주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서 (왼쪽부터)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안성화 한국행정연구원장,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 김중석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지난 12월 14일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열린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한국행정연구원·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공동개최 컬로퀴움 ‘지방자치부활 30주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서 (왼쪽부터)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안성화 한국행정연구원장,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 김중석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2할 자치의 종막(終幕), 주민자치의 서막(序幕)’ 32년 만에 이뤄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대한 자치분권론자들의 평가다.

1988년 헌법 제118조 지방의회 설치에 관한 규정을 유보한 부칙 폐지, 1991년 기초·광역의회 의원 선거가 치러지며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새로운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로부터 30년, 지방자치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한국행정연구원,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가 ‘지방자치부활 30주년 어떻게 맞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난해 12월 14일 개최한 컬로퀴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날 참석한 자치분권 전문가들은 지난 30년 지방자치의 공과(功過)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른 앞으로 30년의 과제를 내놓았다.

먼저, 전문가들은 지난 30년간 지방자치 성과로 통치시스템의 변화를 들었다. 관(官) 중심에서 민(民) 중심으로 행정 관점의 변화, 지방행정 성공 사례의 전국 확대 등이 골자다.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은 "지난 30년간 지방자치를 돌아보면 ‘불완전한 제도’ 그러나 ‘괄목할만한 성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관존민비 타파로 공무원들 눈이 주민들에게 맞춰지고, 행정정보공개, 주민참여예산제 등 지역에서 시작한 좋은 정책이 중앙을 통해 전국에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장 또한 "지역개성과 차별성이 확보된 것 외에도 국가중심 통치시스템이 지방으로 넘어오면서 실질적 주민자치가 확보되는 성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앙정부·정치에 예속되는 시스템적 한계점도 드러났다는 데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박기관 회장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중앙당과 연계하며 정당적 파행, 중앙에 의해 지방자치가 좌우되며 지역현안이 왜곡됐다"고 했고, 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시민참여라는 측면에서도 엘리트가 지배하는 대의민주주의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은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 이후 지방자치의 방향성에 대해 ‘주민중심 지방자치’라고 입을 모았다.

김순은 위원장은 "이제부터 지방자치 주인은 주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민참여가 강화됐다"면서 "이는 민주주의 질적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성호 원장은 "국민주권을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지만, 앞으로 시민주권을 이야기할 단계로 나가기 위한 시민참여가 더 강화되는 개혁 과제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법 개정으로 오는 7월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치경찰제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김중석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장은 "시·도지사가 경정 이하 전보권, 경감 이하 임용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경찰 내·외부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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