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기업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정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경제단체가 되겠습니다."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중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13일 수원상의 임시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앞서 그는 제24대 회장의 잔여 임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수원상의는 1908년 설립된 수원시의 종합 경제 단체다. 김 회장은 지금과 같이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원에 위치한 수많은 중소기업들과 지역 상공업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지역 상공업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는 김 회장. 중부일보는 김 회장을 만나 올해 주요 현안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되신 것 축하드린다. 임기 중 각오에 대해 듣고 싶다.

"어려운 시기에 수원상공회의소 제25대 회장 역할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지난 2021년 10월, 갑작스럽게 제24대 회장의 잔여임기를 맡으며 지난 2년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전임 회장님들께서 부단한 노력으로 수원상공회의소를 훌륭하게 이끌어 오신데 반해, 저는 준비기간도 없이 워낙 갑작스럽게 잔여임기를 맡은 만큼 제24대 수원상공회의소를 무탈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했다. 수원의 기업인들께서 잔여임기 기간의 제 활동을 보시고 ‘조금 더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제25대 회장직을 맡겨 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우리 경제인들은 산업혁명, 정보통신혁명, 4차산업 혁명 등의 시기를 거쳐오며 시대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금도 우리 경제인들은 인공지능과 로봇 등 신산업으로의 경제구조 재편에 따른 위협과 기회의 시기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각 광역 경제권에 저마다의 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기치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수원은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이 부재하다. 과거 삼성전자, SK그룹 등 대기업군의 생산시설이 있던 시기에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과 협력하며 수원지역 경제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과 생산시설이 대부분 수원을 이탈했고, 이에 따라 그들과 함께 숨쉬던 수원의 중소기업들도 이미 대부분 수원을 떠났던가, 떠날 계획이다. 수원의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경제가 함께 무너지게 되고 이는 120만 수원시민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려운 시기지만 임기 동안 수원을 다시 경제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기업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심부름꾼이 돼 기업인들이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상공회의소는 기업의 대변기관이다. 기업의 목소리를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해주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상공회의소의 최우선 존립목표다. 최근 정보의 다양성과 정부의 노력으로 상공회의소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 정부에서는 기업애로센터를 만들고, 규제 샌드박스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의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노력하지만 이러한 정책적인 접근은 규제를 풀기 위해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등 기업인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만들어지곤 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원상공회의소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수원의 기업들이 마음 편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할 수 있는 경제단체가 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개별 기업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기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 또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줄 아는 조직으로 바꿔나가겠다."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원상공회의소의 현안과 해결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원상공회의소의 현안과 해결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현재 수원상의의 주요 현안과 해결방안이 궁금하다.

"현재의 수원상공회의소는 지난 117년의 역사 중 손에 꼽을 만큼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상공회의소가 어렵다는 말은, 그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수원지역은 먹거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현 수원시장님께서 이러한 지역경제 위기를 파악해, 불철주야 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하신다는 것이다. 이재준 시장님과 수원시의 기업유치 정책과 발맞춰, 수원상공회의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해 나가기 위해 기업인의 시각에서 수원이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하고 건의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 인재의 유입이다. 현재 수원에 있는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수원으로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제조업을 위한 부지의 부족이다. 제조업을 유치하기에 수원이 가진 땅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제 수원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굴뚝없는 기업과, 기업의 헤드쿼터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는 도시 불균형이다. 수원의 업무시설은 서수원 일대의 델타플랙스, 매탄동 일대의 공업지역, 인계동 일대의 상업지역 등이 전부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수원은 사는 것도 쉽지 않고, 일하는 것도 쉽지 않은 도시다. 매력적인 도시가 되려면 사람이 모이고 머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모이면, 기업이 모인다. 이러한 시각에서 그동안의 접근과는 다른 시각으로 수원의 경제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원이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면, 수원상공회의소와 지역경제의 어려움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최근 자서전을 출판하셨다. 자서전을 출판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유년시절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원하는 것을 입지 못하는 등 어렵게 자란 과정을 겪었다. 어릴 때는 남들도 다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줄 알았다. 커보니 그런 어려운 성장과정이 스스로 치부라는 생각에 숨겼으나 이제는 나의 가족, 자손에게 나의 뿌리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자서전을 출판하게 됐다. 단언컨대 성장하며 단 한번도 비겁해보지 않았다. 편법도 쓴 적 없다. 재종공취이방장(財從公取利方長, 깨끗하게 취한 돈은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재물)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후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서전을 낸 만큼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자 한다."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서전 출판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서전 출판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마지막으로 지역 상공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지금 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IMF 또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어렵다. 위기가 다가올 때 마다 우리 상공인들은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냈다. 수원상공회의소는 우리 지역 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필요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는 지원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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