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가성비' 뜬다

10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모 편의점에서 대학생이 식사를 하고 있다. 조성윤기자
10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모 편의점에서 대학생이 식사를 하고 있다. 조성윤기자

타브랜드 대비 20% 싼  CU 컵라면

출시 두달 만에 누적 40만개 판매

"맛이나 양도 차이가 없는데,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으니 저렴한 제품을 찾게 돼요."

10일 낮 12시께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A 편의점에서 만난 대학생 장모(23세) 씨는 이곳에서 파는 990원짜리 자체 브랜드(PB) 컵라면을 고르며 이같이 말했다.

장 씨는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으로 생활하다 보니 최대한 돈을 절약하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학식도 비싸 일주일에 3~4번 편의점을 찾는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1+1 음료나 PB 상품을 자주 고른다"고 덧붙였다.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가 내놓은 1천 원대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지난 2월 880원짜리 PB 컵라면을 출시했다. 기존 브랜드 용기면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 개를 돌파했다.

현재 CU가 판매하는 1천 원 미만 상품 매출은 지난 1~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일애는 990원짜리 PB 스낵 2종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라고 있다.

10일 수원시 영통구 모 편의점 과자 코너. 이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990원 과자 중 한 종류의 매대가 비어 있다. 조성윤기자
10일 수원시 영통구 모 편의점 과자 코너. 이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990원 과자 중 한 종류의 매대가 비어 있다. 조성윤기자

GS25도 980원짜리 200㎖ 우유 등 

1천원대 밑도는 저가제품 선보이며

지갑사정 팍팍해진 소비자들 공략

이날 중부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영통구 내 CU 일부 지점에서는 990원짜리 스낵이 매진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송모(25·여) 씨는 "주로 야간시간대에 30대 직장인들이 맥주와 함께 찾는다"며 "880원짜리 라면은 박스째로 사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GS25도 지난해 11월 990원짜리 PB 컵라면을 출시했다. 또 지난달 10일에는 980원짜리 200㎖ 우유를 내놓는 등 1천 원대를 밑도는 저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머니가 얇아질수록 소비자들이 초저가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편의점 업계도 몇 가지 품목만을 내놓는데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가 가격 할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저가 제품을 내놓는 등 기업과 소비자가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성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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