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토롱라패스 오른 인솔팀장
많은 눈·칼바람 탓에 도전길 험난
올해 다시 등정… 하얀 자태 사라져
현지인들도 '환경 위기 봉착' 토로
"많은 분들의 지구온난화 고민 필요"

2021년 토롱라패스(왼쪽 사진)의 모습과 2024년 토롱라패스의 모습. 
2021년 토롱라패스(왼쪽 사진)의 모습과 2024년 토롱라패스의 모습. 

"5년 만에 다시 오른 토롱라패스에서 기후 위기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중부일보 ‘2023 Expedition East of Annapurna’의 주형규(고3) 인솔팀장은 토롱라패스(해발 5천416m)에 올라 주변 고산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주 팀장은 히말라야를 도전하는 8명의 청소년 중 유일하게 토롱라패스(해발 5천416m)에 도전한 경험을 갖고 있다. 5년 전인 2020년 토롱라패스 등정에 성공했고, 쿰부 히말라야의 칼라파타르(해발 5천645m), 마나슬루 산군에 있는 라르케 패스(해발 5천100m)도 올랐다.

히말라야 해발 5천m에 4번째 도전하는 주 팀장은 "5년 전에는 토롱라 패디(해발 4천400m)에서 하이캠프(해발 4천800m)를 오를 때 바람도 많이 불었고, 눈도 많아서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토롱라패스에 도전하는 5천m 트레킹코스에는 눈과 얼음이 전혀 없었다. 지구 온난화라는 말이 왜 나오고 있는지 느꼈다"고 전했다.

주 팀장이 5년 전 토롱라패스에 도전할 당시에는 트레킹 코스에 눈과 얼음이 있었고, 주변 히말라야 고봉에도 눈과 빙하가 덮여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청소년탐험대는 혹시 모를 빙판길과 눈길을 헤쳐나가기 위해 한국에서 체인형 아이젠과 스패치를 준비해 갔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토롱라패스에 도전하기 위해 방문한 하이캠프에서 만난 현지 관리인도 이상 기후로 인해 1주일 전쯤 눈이 왔지만 트레킹 코스에 눈과 얼음이 없다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가 따뜻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걱정을 토로했다.

현지인들이 걱정을 토로하는 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로 히말라야가 더 살기 척박한 곳으로 바뀔 수 있다는 위기 때문이다.

중부일보 청소년탐험대의 가이드를 맡은 현지인 칸차(38)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지구가 따뜻해져서 히말라야 4천m대에서 눈을 밟는 기회가 많이 줄었다"며 "또 비가 와야 할 때 오지 않고 오지 말아야 할 때 오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농업이 중심 산업인 히말라야 지역에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칸차씨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수목한계선 부근은 산이 말라 산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야크와 염소 같은 고산에서 목축을 하는 현지인들도 산사태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며 "눈이 없는 히말라야의 고산을 보며 많은 분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에 대해 고민해 줬으면 한다. 자연을 함께 지키고 관리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묵티나트(네팔) 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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