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못지 않은 유소년 선수들
안정적 패스·심판 항의도 수준급
초등 5부, 중등 2부로 7개 리그
저학년 실력에 관람객 환호성도
여성·외국인 선수에 시선 집중
"왜 이렇게 떨릴까요."
12일 인천환경공단 송도종합스포츠센터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중부일보사장배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자녀를 응원하며 한 학부모가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이날 날씨는 전날 많이 내린 비의 영향 탓인지 바람이 다소 서늘하게 느껴졌지만, 맑고 푸른 하늘과 녹색의 잔디구장이 선명한 빛깔을 내며 조화를 이루었고, 이 같은 운동장 풍경은 이번 대회에 힘을 불어넣었다.
떨리는 마음을 표현한 학부모는 4학년 2조 경기에 출전한 ‘NAMDONG UNITED’ 팀에서 뛰고 있는 아들을 응원하며, 옆에 있던 학부모들과 함께 "잘한다 남동"을 연거푸 외쳤다.
이 팀은 인천유나이티드 연수지부 팀과 대결을 펼쳤는데, 안정적인 자세로 동료에게 패스를 하고 수비를 한 홍시영이 눈에 띄였다.
NAMDONG UNITED 팀에서 등번호 26번을 달고 시합에 뛴 홍시영선수는 수비라인에서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들이 드리블하며 공격해 올 때 그 공을 여유있게 빼앗으며 라인 밖으로 걷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홍 선수는 공격해 들어오는 상대방 선수를 놓치면 점수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유니폼 상의를 잡으며 파울을 했고 심판에게 항의했는데, 이 모습이 마치 성인선수들이 지능적으로 파울을 하며 심판에게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하는 모습과 비슷해 어린 나이에도 의젓해 보였다.
홍 선수는 경기가 끝나고 "경기를 하면 매일 이기자는 마음으로 훈련한다"고 말했다.
홍 선수는 어머니인 이라희(46)씨는 "지금처럼 축구를 사랑하고 즐겁게 잘 했으면 좋겠다"며 "너의 꿈을 응원한다. 사랑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는 중부일보가 주최하고, 탑그라운드 아카데미가 주관했으며, 포스코이앤씨, 국제바로병원, 인천유나이티드, NH농협은행 인천본부, 인천환경공단이 후원했다.
대회엔 초등부 1·2·3·4학년에서 각각 1개부로 출전했고, 5·6학년 통합에서 1개부, 중등부에서 2개 리그로 치러지면서 총 7개의 우승팀이 나왔다.
모든 팀들이 경기를 펼치는 내내 운동장 안 선수들은 투지에 불탔고, 학부모들은 운동장 밖에서 응원의 열기를 뿜어냈다.
이 중 초등학교 저학년 선수들의 경기력이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김포 PRIME FC’ 소속 최연준 선수는 1학년 1조 인천유나이티드 연수지부와의 경기에서 라인 밖으로 나갈 것 같은 공을 끝까지 쫓아가서 살려내는 모습이 놀라웠다.
또한 이번 대회에선 여학생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상당수 참여해 함께 호흡하며 경기를 뛰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는데, 그야말로 ‘함께 호흡하는 축구’였다.
1학년 1조 ‘TEAM FC’ 대 ‘부천 FC DREAM’ 경기에선 TEAM FC 팀 6명의 선수 중 여학생이 3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더욱이 3명의 여학생 중 1명이 골키퍼를 맡았는데, 골대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인천유나이티드 연수지부 소속 4학년생들인 세트와 사무엘, 베넷 선수는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집중하며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다.
중등부 리그전에선 초등생들과 다른 ‘힘 있는 축구’ 경기가 펼쳐졌다.
체격이 좋은 학생들과 상대적으로 작은 학생들이 공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이 진짜 프로축구 선수들처럼 비춰질 정도였다.
이 가운데 중등부 드림리그 우승팀인 드림짐 FC의 박종범 감독은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게 아이들이 최선을 다하는 경험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서 기쁨을 더 많이 느껴야 행복해지지 않겠는가"라며 "즐기는 경험을 가져야 앞으로 인생에서도 발전한다. 그런 경험을 갖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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