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부업 경험' 직장인
지난해 동기 대비 22.4% 늘어
특히 청년층·40대 증가세 뚜렷
노동연장 비해 소득개선은 미비

사진=연합뉴스 자료
사진=연합뉴스 자료

이어진 고물가로 가족의 생활비가 빠듯해지면서 40대 회사원 A씨는 3개월 전부터 ‘투잡’을 시작했다.

배달 라이더 일을 시작한 A씨는 평일 퇴근후 2~3시간, 주말에는 5~6시간 정도 배달 일을 하고 있다.

A씨는 "별다른 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쉽게 시작할 수 있는데다 수입도 나쁘지 않다는 말에 자전거를 이용해 시작했다"며 "배달로 버는 돈이 한달에 30만 원을 조금 넘는다"고 설명했다.

보안 업무에 종사하는 30대 B씨도 집 값 마련을 위해 투잡으로 해외구매대행을 했던 경험이 있다.

야간에 근무하고 낮에 쉬는 일을 하다보니 집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해외구매대행 사업을 부업으로 선택했고, 한 달에 평균 15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B씨는 "근로소득 만으로는 도저히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부업을 시작했다"며 "지금은 쉬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해 보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며 두 사람과 같이 부업 시장에 뛰어드는 청년과 중장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55만2천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의 월평균 45만1천 명보다 22.4% 늘어난 것으로, 청년층과 40대 연령층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청년층 부업자는 1년 전보다 30.9%(1만2천400명)가 증가했고, 40대 부업자는 같은 기간 27.7%(2만5천 명) 늘었다.

통계청은 이같은 N잡러의 증가의 원인을 시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고 기존 일자리보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플랫폼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부업자 증가로 노동시간도 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소득 개선 정도는 미미했다.

지난 1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 일자리 종사자들의 시간당 소득은 1만3천 원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1만6천 원 적었다.

부업자는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가입률도 크게 낮았으며, N잡러의 주업과 부업 모두 근로 여건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비자발적 부업자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서 생겨난 현상일 수 있다"라며 "양호한 고용률·실업률 수치 뒤에 숨은 현실을 더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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