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공장 관계자가 연락이 두절돼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화재 원인 규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화성소방서는 24일 오후 불이 난 공장 인근에서 1차 브리핑을 열고 "화재는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 개의 배터리셀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시작됐다는 2층에서 대피한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불은 이날 오전 10시 31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공장은 리튬배터리를 제조한 뒤 완제품을 납품하는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3층 높이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이뤄졌고, 연면적은 2천362㎡(약 715평)다.

4일 오전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연락두절된 가운데 화재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노민규기자
4일 오전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연락두절된 가운데 화재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노민규기자

불이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3동 2층에는 원통형 리튬배터리 약 3만 5천 개가 보관돼 있었다. 배터리 특성상 한번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연쇄 폭발이 쉽게 일어나는 탓에 여러 배터리셀이 줄이어 터지면서 급속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소방은 보고 있다.

하지만 리튬 배터리는 물로 쉽게 불을 끌 수 없어 마른 모래와 팽창 질석 등이 준비된 상태다. 물을 뿌리면 쉽게 꺼지는 목재와 달리 배터리는 안에서 지속적으로 발열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진화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방은 화재 발생 초기에 ‘대응 2단계’를 선제적으로 발령했고, 현재 연소 확대는 저지됐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이날 3동에는 67명의 근로자가 있었는데, 이 중 21명은 연락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60대 공장 관계자 A씨가 숨졌고, 40대 B씨가 전신 2도 화상을 입어 중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외 근로자 2명도 발목 부상이나 연기 흡입으로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소방은 회사 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근로자 전화번호로 위치 추적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공장 내부 화재 진압이 어려운 관계로, 불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구조대를 투입해 내부 수색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임옥근 동아대 경찰소방학과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배터리 안에 에너지가 다 소모될 때까지 계속해서 열과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장시간 연소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물을 뿌려도 냉각이 잘 안되다 보니 모래 등 금속 화재용 소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배터리 화재 시 불화수소 등 유독성 물질이 처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노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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