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에 근무하는 여성공무원 A씨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황당한 전화를 받아야 한다.

여직원만 고집하는 이 황당 민원인은 경찰서 업무인 성매매 단속에 대한 문의를 시작으로 여직원들을 괴롭힌다.

술에 취한 듯 느껴져 전화를 끊으려 해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성희롱 섞인 말로 A씨를 괴롭히고 있다.

A씨는 “(민원인은)비가 오는 날에는 일을 안하는지 술에 취한 목소리로 성매매 단속에 대해 문의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성희롱적 발언이 이어져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악성 민원을 접하는 것은 재개발 업무를 맡은 부서도 마찬가지.

일부 민원인들은 자신의 재산권을 이유로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붓기 일쑤고 때로는 직접 찾아와 실질적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질적인 전화 폭언을 근절하기 위해 부평구가 녹취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22일 부평구에 따르면 구 본청과 산하 기관의 행정전화로 통화 중인 내용을 선택적으로 녹음할 수 있는 녹취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 행정전화 1500회선에 녹취시스템을 달아 녹취 시작을 알린 뒤 녹취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구는 특히 통신보호법에 따라 녹취 자료는 타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녹취시스템 구축 작업은 다음달 1일 마무리되며, 1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구 관계자는 “최근 악의적이거나 노골적인 내용의 전화 폭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여직원들은 성희롱 섞인 악성 민원에 고충을 털어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녹취 시스템 구축으로 대민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성희롱 방지 등 여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에도 상당부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성민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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