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국 이상의 오지를 여행한 지체 1급 장애인의 특별한 인도 여행 산문집이 출간됐다.

오지여행가 이상문 씨가 인도인의 삶을 긍정적 시각으로 그려낸 ‘인도에 관한 열일곱 가지 루머(도서출판 사람들)’가 그 것.

이 책은 그동안 출판된 각종 기행서와는 달리 인도의 역사, 문화, 민속의 중요한 장면을 포착해 서술함으로써 이도 사회 전반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도에 관한 온갖 선입견을 부정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시간이 멈춘 나라’, ‘명상과 신비의 나라’로 인식된 인도의 선행지식이 사실은 인도인들의 종교적·관습적 일상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행자를 상대로 끊임없이 바가지와 사기를 일삼는 상인들이나 혼자 다니는 여자 여행자를 지분대는 인도 젊은이들의 모습에 대해 생존의 방법론 또는 무료한 일상을 달래는 돌파구라는 것.

모두 17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이 책에는 뭄바이, 델리, 콜카다, 바라나시 등 이미 잘 알려진 대도시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시각과 리시케쉬, 반바사, 자이살메르 등 생소한 오지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담겨있다.

특히 이 책에는 저자가 자신의 장애로 겪은 일들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엘로라 석굴에서 벌떼의 습격을 받고도 도망가지 못하고 고스란히 당해야만 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그것이 장애의 탓이 아니라 인간의 오만에서 비롯된 보편적 형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자가 가진 가난과 장애는 인도인의 불편한 삶과 조화를 이루고 그 속에서 고통과 정면 승부하는 인간의 꿋꿋한 의지를 형상해내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17가지 이야기는 루머가 아니다. 루머처럼 떠도는 인도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교정하려는 노력이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 생각해 왔던 인도에 관한 온갖 왜곡된 선지식을 바로잡아 새로운 인식의 문이 열리도록 도와줄 것이다.

최명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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