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예술이 충족시켜 주는 욕구에 관한 이론들을 다양하게 제시해왔다. 그 중 가장 일반적인 견해는 예술의 기능이 의사소통에 있다는 것이다. 즉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감상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포천에 소재한 CHA의과대 임상미술치료 주임교수인 저자 김선현의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에서는 고갱, 클림트, 샤갈, 뭉크, 달리 등 불멸의 화가 8명의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의 내면에 생긴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화가들의 삶과 행적을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인 여느 명화 관련 서적들과 달리 내담자들이 명화를 보고 직접 그림을 그려가면서 치유한 과정이 담긴 작품들이 실려 있어 더욱 의미 깊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작가에 따르면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정신적 혼란과 우울한 감정을 치료하고 작품을 통해 소망하고 갈망하는 바를 이루거나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화폭에 표현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치유의 효과를 얻는다.

실제로 가난과 도시생활에 지친 고갱의 외로움과 고독은 읜시의 섬 타히티로 가서 붉은 색채를 통한 창조의 에너지로 승화돼 나타난다. 클림트의 그림에는 늘 퇴폐적인 표정의 여성이나 절정의 쾌락을 즐기는 듯한 여성이 ‘죽음’ 또는 죽음의 이미지와 함께 등장하는데 이는 그의 평생에 따라다닌 죽음에 대한 생각과 불행했던 어머니및 누나의 죽임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스스로 질병을 앓은데다 병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와 누나를 지켜봐야했던 뭉크는 그림을 통해 어두운 과거와 현재의 고통및 억압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회복했고, 프랑스 명문귀족으로 태어났지만 유전적 뼈질환과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의 성장이 멈춰버린 로트렉은 작품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체의 단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심리적 갈등을 극복했다.

저자 김선현은 “이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자신들의 광기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킨 인물들”이라며 “자신의 내면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미술치료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최명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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