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된 서해랑길 10코스

세월호의 여운을 마음에 담고 다시 서해랑길 위로 올라섰다. 팽목항 부근에 있는 팽목리마을을 지나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간척지 곁을 걷게 된다. 그리고 팽목방조제를 팽목항을 돌아보며 걸었다. 아직 세월호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팽목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서 5분여를 걸어 가면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여기부터 약 1시간 정도는 산길을 따라 걷게 된다. 햇살이 강해지기 시작해서인지 정비가 안 된 이 길이 나무 그늘을 따라 걷게 돼 있어서 참 좋았다. 길이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이었지만 해발고도를 높이 올리지 않는 길이여서 아늑했다.

지도에 잔등너머라는 지명이 있는 곳을 지나자, 마사리 마을을 바라보는 언덕에 올라서게 됐다. 이곳부터는 시멘트로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농경지와 숲, 마사리마을이 어우러진 모습이 예뻤지만 더웠다. 30도를 넘어선 뜨거운 햇살로 인해 상당히 더웠다.

사진 한 컷을 담고 마사리회관에 쉼터가 있기를 바라며 다시 걸었다.

그래도 이후 만나게 될 구간에 비해 마사리마을까지 가는 길은 양반이었다. 마사리마을 이후부터 10코스 끝나는 지점인 가치마을까지는 논 사이의 농로를 따라 걷는다. 쉽게 말해 한낮의 더위를 피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특히 마사리마을 빠져나와 간척지 논을 지난 후에는 하천 둑을 따라 하삼동마을을 바라보며 걷게 된다. 차량이 많지 않은 길이라 사고 위험은 없지만 햇살을 피할 곳도 없고 힘들 때 쉴 공간이 전혀 없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걸을 수 있는 건 하삼동마을 뒷편에 있는 동석산(해발 217.7m)의 모습이다. 여느 섬도 마찬가지겠지만 섬에는 흙산보다는 돌산이 많다. 동석산도 마찬가지다. 동석산은 해발고도가 200m가 조금 넘는 낮은 산이지만 바위로 돼 있는 산이다. 등산 매니아들에게는 바위산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칼바위 능선과 바위 능선에 철계단, 철제 난간, 밧줄 등 안전 시설물도 잘 설치돼 있다.

하천변을 걸었기에 하삼동마을의 쉼터가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건 기대일뿐, 트레킹코스는 동석산과 하삼동 마을이 멀리서 보이다 점점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길을 틀어서 걷게 돼 있다. 그리고 봉암저수지 둘레를 돌아서 가치마을로 향한다. 봉암저수지 끝에서 북쪽을 향해서 도로를 따라 걸으면 가치마을이 나타나지만, 서해랑길 10코스는 굳이 길을 왼쪽으로 꺾여서 동석산 아래로 걷게 한다. 그리고 농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가치마을에 도착한다.

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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