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회암사지 모습. 회암사지는 14세기 동아시아 불교 선종문화의 탁월한 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주 회암사지 모습. 회암사지는 14세기 동아시아 불교 선종문화의 탁월한 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양주 회암사지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연구실적과 상위 단계 이행 추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정책과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양주시와 회암사지 박물관 측이 그간 두텁고 다양한 연구실적을 축적했고, 각 이행단계가 제시하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선도적인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관심과 의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양주시가 국가유산청과 수시로 소통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양주시는 2012년 시립회암사지박물관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다양한 내용의 연구총서를 발간했다.

▶회암사지 부도탑 ▶왕실문화 ▶도자기 ▶불교사 ▶건축 ▶대외교류 ▶기와 ▶조각 등의 주제가 이 연구총서를 통해 집대성됐다. 이 총서는 국립중앙박물관 등 관련 학계로부터 그 질과 양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작물이다.

이러한 노력들로 양주 회암사지는 지난 2022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상공에서 본 회암사지 모습. 회암사지는 피란 수도 부산의 유산과 함께 우선등재 목록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양주시

하지만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단계가 아직 여럿 남아 있다. 국내절차를 통과한 후 세계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국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선 내년 후반기로 예상되는 우선등재목록, 이후 등재신청 후보 선정, 등재신청 대상 결정 등의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국제 절차로는 유네스코 예비평가, 등재신청서 제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 현지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본지 취재에 의하면 현재 14개 잠정목록 중 한국전쟁기 피란 수도 부산의 유산과 함께 양주 회암사지가 우선등재 목록에 가장 접근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유산청 측도 이 2개의 문화유산이 특별한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경기도와 양주시는 6월 14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동아시아의 선종사원과 양주 회암사지’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국내 연구진과 일본, 중국의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홍미영 양주시 문화관광과장은 "회암사지는 14세기 동아시아를 풍미했던 불교 선종 문화를 증거하는 탁월한 유산"이라며 "학술대회를 통해 그 불교 문화사적 가치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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