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성규 국토위원장 등 요직 차지
모경종 의원, 검단 주민의견 전달
김포시와 정치력 싸움의 장 변질
시민 "인천 정치인들 힘 써주길"

인천시와 김포시의 5호선 연장 희망 노선안. 사진=검단신도시연합 제공.
인천시와 김포시의 5호선 연장 희망 노선안. 사진=검단신도시연합 제공.

인천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요직에 포진돼 서울 5호선 연장안의 ‘정치적 해법’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모경종(더불어민주당·서구병) 국회의원과 인천시 관계자 등은 전날 국회에서 맹성규(민주당·남동갑) 국회의원을 접견했다.

이들은 맹 의원이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선출된다는 소식을 듣고 5호선 연장에 대한 서구 검단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맹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은 국토위는 주택, 토지 등과 철도, 도로 등 교통 분야에 대한 모든 현안을 다룬다.

모경종 의원실 관계자는 "맹 의원을 찾아가 5호선 연장과 관련해 인천시안이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내용과 김포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맹 의원 측은 민감한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지만 모 의원 등을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해당 소식이 서구 주민들에게 알려지자 5호선 연장 논의가 인천시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5호선 연장 최종 노선안을 지난달 발표하기로 했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최종 노선안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발표 지연에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5호선 연장이 지역 편의성이나 노선 효율성 중심으로 논의되기보다 ‘정치력 싸움’의 장이 됐다는 해석이 팽배하다.

지난해 7월께 홍철호 현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박진호 전 국민의힘 김포시갑 당협위원장이 5호선 연장 문제를 언급하며 김포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모든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정치적인 압박을 가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여러 경기도 및 김포시 정치인들이 5호선 연장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

서구 주민들은 이 같은 정치적 공세 때문에 대광위가 위축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대광위가 발표한 5호선 연장 노선 중재안도 김포시 7개역, 검단 2개역 등으로 사실상 김포시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해석이 만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인천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 특히 맹성규 국토위원장을 비롯해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 부대표, 정승연 정무수석실 제2비서관 등이 여야와 대통령실을 막론하고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총선 직전이라 지금과 분위기가 달랐다"며 "현재는 5호선 연장안과 관련해 인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검단시민연합 관계자는 "현재 대광위는 노선 결정에 따른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해결하는 데 요직에 있는 정치인들이 힘을 써주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했다.

검단지역 시민단체는 대광위가 노선안 확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을 문제삼아 오는 13일 감사원에 대광위에 대한 감사 청구를 할 예정이다.

최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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