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차량 무료주차장에 '피신'
공원 찾은 주민들은 주차난 고통
지역의원 약속에도 제자리 걸음
관계자 "주차장 유료 전환 고민"

인천 연수구청이 불법차량 단속을 강화 하면서 수출용 중고차량들이 11일 인천시 연수구 장미근린공원 주차장에 방치 되어 있다. 정선식기자
인천 연수구청이 불법차량 단속을 강화 하면서 수출용 중고차량들이 11일 인천시 연수구 장미근린공원 주차장에 방치 되어 있다. 정선식기자

인천 연수구에 있는 장미근린공원 주차장이 불법·무판 장기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오전 10시께 찾은 이 공원 주차장에는 장기주차로 인해 ‘노란딱지’(계고장)이 붙은 무판차량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번호판이 붙은 상태로 방치된 차량도 다수 포착됐다. 몇몇 차량에는 먼지와 낙엽이 쌓여 있었고 중고차 업체 소유임을 알리는 명함도 끼워져 있었다.

2021년 조성 완료된 장미근린공원은 현재 총 115면의 무료주차장이 상시 개방돼 있다.

이 공원 주차장에 불법·무판 차량이 대거 자리 잡은 건 지난해 9월 연수구청이 옥련동 중고차 수출단지 인근에 대해 불법차량 단속을 강화한 탓이 컸다.

당시 불법·무판 차량은 무료인 이 공원 주차장을 일종의 ‘피신처’로 삼은 것이다.

인천시와 연수구청 등에 따르면, 문제 차량 대부분은 중앙아시아지역 등으로 수출되는 중고차량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이 지역 박찬대(더불어민주당·연수구갑) 국회의원이 공원 현장을 찾아 불법·무판 장기차량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함박마을 내 주차난 해소를 촉구하는 536명의 주민 서명문을 전달받으며 ‘주차 혁신’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개월여가 흐른 현재, 별반 달라진 건 없는 상태다.

특히 최근 장미 개화시기에 맞춰 공원을 찾은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와 장미를 구경하러 온 연수구 주민 백모(35) 씨는 "이 공원에 자주 오는데 주차를 못 할 때도 있어서 차를 안가지고 온다"며 "지금도 보면 차가 많지 않느냐"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윤모(64)씨는 "오랜만에 오는데 딱지 붙은 차가 항상 많아 보기 그렇다"고 했다.

장미근린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인천시 산하 월미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연수구청과 협의·연계해 주차 2개월이 경과된 차량에 계고 스티커를 부착하고, 견인을 실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단속으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문제가 계속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주차장 유료화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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