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인천에서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120억 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기소된 공범 5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 윤정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28·남)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윤 판사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B(48·여)씨 등 4명에게 징역 7∼9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 5명은 2020∼2022년 인천 일대에서 세입자 80여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20여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119채를 사들였다.

이후 그는 공범들과 함께 실제 매매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고 돌려주지 않았다.

A씨 지인인 C(사망 당시 27세·여)씨도 같은 방식으로 인천에서 주택 66채를 사들여 이른바 ‘청년 빌라왕’으로 불렸다.

그는 2022년 12월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의혹을 받던 중 숨졌다.

윤 판사는 "피고인들은 주택시장의 거래 질서를 교란했고 서민들의 전 재산일 수도 있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챘다"며 "그들의 생활 기반을 흔드는 중대 범죄여서 엄중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많고 피해 규모도 커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면서도 "일부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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