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빙상장조감도
양주시 광사동 나리공원 일대에 들어설 국제스케이트 경기장을 상정해 양주시가 미리 그려본 조감도. (양주시 제공)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새 스케이트장 후보지를 두고 7개 지자체의 유치전이 치열하다. 경기도에서는 양주시·동두천시·김포시가 출사표를 냈고, 인천 서구와 강원도 춘천시·원주시·철원군 등이 경합하는 구도가 확정됐다. 올 상반기로 예상됐던 최종 부지 선정은 그러나 지연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안에 선정을 마치겠다는 입장 외에 구체적인 절차를 아직 공표하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대체 시설 부지를 공모하는 이유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의 복원 계획에 따른 것이다. 태릉선수촌 내 국제스케이트장이 철거될 예정이라 이를 대체할 시설을 찾는 과정이다. 대체 시설 기준은 부지 면적 5만㎡ 이상으로, 전용 400m 트랙 등을 갖춘 국제스케이트장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역시 교통 인프라와 지리적 입지 조건이다. 차세대 빙상 유망주와 대표선수 등이 주로 수도권과 경기 북부에 집중돼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주시는 후보지로 지정된 광사동 나리공원에서 태릉경기장과의 거리가 직선으로 16.4km에 불과해 자동차로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지리적 접근성이 월등하다는 자신감이다. 양주시 관계자도 "후보지 공모에 응한 모든 지자체가 양주시를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고 있는 이유"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는 9월부터 각급 학교에서 ‘최저학력제’가 본격 시행된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는 ‘학교장은 학생선수가 일정 수준의 학력 기준(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필요할 경우 경기대회 출전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중학교는 해당학년 학기말 교과 평균성적의 40%, 고등학교는 평균성적의 30% 이상이어야 다음 학기 경기 출전이 허용된다. 선수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에 적합한 지리적 환경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 태릉과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희망이다.

이원성 경기도 체육회장은 최근 언론 기고문을 통해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트 인구의 80% 이상이 경기도와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부지는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태릉 스케이트장의 빙상 인프라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리적 접근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최근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나리공원 부지는 조성이 이미 다 이뤄져 간단한 행정절차만으로도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면서 "향후 제2순환고속도로, GTX-C노선, 7호선 옥정 연장선 등이 개통되면 전국 어디서든 최고의 접근성을 갖춘 경기장 건설이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다.

한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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