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가 운영 중인 페트병 무인수거기 ‘펫봇’. 사진=윤상홍 기자
인천 미추홀구가 운영 중인 페트병 무인수거기 ‘펫봇’. 사진=윤상홍 기자

인천 미추홀구가 지난해 도입한 페트병 무인수거기가 잦은 고장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미추홀구가 인하대, 롯데케미칼 등과 협업해 제작한 페트병 무인수거기 ‘펫봇’은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과 자원순환이라는 좋은 취지로 주안1동과 주안3동, 용현1·4동 행정복지센터 등 총 12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펫봇은 기대보다 적은 수거량을 보였다. 한 민간기업이 미추홀구보다 먼저 페트병 무인수거기를 설치·운영해 주민들에게 입지가 쌓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추홀구는 이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번에 버릴 수 있는 페트병 개수를 1인당 30개에서 100개로 늘렸는데 이것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펫봇을 이용하는 주민이 많은 주말 등에 페트병이 꽉 차 있거나 사용불가인 경우가 빈번해진 것이다. 펫봇의 페트병 최대 수거용량은 약 600개다.

특히 평소 펫봇을 관리하는 업체 직원이나 인근 동행정복지센터 청소담당자 등이 주말에 근무를 하지 않아 페트병 회수나 기기 수리는 더욱 더딜 수밖에 없었다.

최근 집 근처 펫봇을 찾은 미추홀구 주민 공모(52) 씨는 "얼마 전 페트병 5개를 넣었는데 오류 알림이 떴다. 사용 불가를 알리는 알림도 너무 잦다"며 "보통 페트병을 모아서 버리는데 하나씩 하나씩 넣는 시스템이다 보니 버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이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윤 모(68)씨도 "주말보다 평일이 버리기 수월하다"며 "처리하는 속도가 너무 느린데 기계가 좀더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측은 주민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며 기기 개선과 시스템 조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수리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모품 교체와 회수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불편을 줄이도록 하겠다"며 "처리 속도와 관련해서는 페트병 압축해제 기능을 조정해 개선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페트병 외에 다른 이물질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고장이 잦으니 주의를 당부한다"고 했다.

윤상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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