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행복도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4’에 나타난 내용이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가장 행복한 날 1위가 어린이날이었으나 코로나19 와중에는 258위로 밀렸다가 지난해에는 146위가 된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도 1위를 탈환하기에는 어려운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고물가와 불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어린이들이 원하는 만족스러운 어린이날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 요소가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만 어린이날에 대한 기대가 크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올해 어린이날은 우천으로 인해 야외행사와 경기가 취소되면서 많은 어린이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놀이공원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리 비가 와도 어린이날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어린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날이 주는 의미가 크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을 때 느끼는 실망감도 큰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어린이날이라고 해도 야외활동이나 사람과의 접촉 자체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행복도 순위가 낮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었음에도 어린이날의 행복도 순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으로 경제 불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어린이들이 원하는 선물, 나들이, 외식 등을 마음껏 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면서 행복도 순위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녀가 원하는 것은 마음대로 해주지 못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자괴감은 상당하다. 돈이 부모와 자녀 사이의 사랑과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자녀와의 소통이 필요하며 물질적인 것 외에도 자녀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앞서 자료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청소년 문제다. 청소년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행복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비교가 일상이 된 현실에서 청소년들의 좌절감, 우울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대들의 정신 건강에 가정, 학교,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상담과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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