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칭기즈 칸의 복권
칭기즈 칸의 복권 사진=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이 1984년 발표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감시와 검열로 가득한 소설 1984의 세상에 저항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우려와 낙관을 남겨놓았다.

40년이 지난 지금, 동시대 작가들은 현재의 시각으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재해석하며 소통과 기술, 미래를 그려본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1일부터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특별전 ‘일어나 2024년이야’, ‘빅브라더 블록체인’을 개최한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일어나 2024년이야’, ‘빅브라더 블록체인’을 관통하고 있는 작품 ‘1984’는 조지 오웰이 1949년 발간한 소설로 감시와 검열의 기술로 통제되고 왜곡된 가상의 사회를 다루고 있다.

백남준은 뉴욕, 파리, 서울, 베를린 등을 위성 방송으로 실시간 연결한 작품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기술을 소통의 수단으로 전환해 소설 1984의 세상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

조승호, 은신처, 2024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조승호, 은신처, 2024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전시 ‘일어나 2024년이야’는 소통을 통해 기술 감시 사회에 대응하고자 했던 백남준이 도래하고 있는 빅브라더에 대해 깨어있으라고 전하는 주문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세계의 평화에 주목한다.

‘일어나 2024년이야’를 관통하는 ‘과달카날 레퀴엠’은 백남준의 작품 가운데 정치적 색채를 지닌 희소한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였던 과다카날의 다큐멘터리 영상과 살럿 무어먼과 전쟁의 장소를 찾아 퍼포먼스를 펼치는 영상, 참전군인, 주민 인터뷰를 겹쳐 화면에 송출하며 전쟁없는 사회를 꿈꾸는 백남준의 바람을 담았다.

전시에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주요 시퀀스와 TV 첼로, 로봇 K-456, TV 부처, 칭기즈 칸의 복권 등 주요 작품을 다루며 소통과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또 바밍타이거, 류성실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내용과 형식을 오마주한 신작 ‘SARANGHAEYO 아트 라이브’를 제작 유튜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거대한 구호로만 존재하는 평화를 그려낸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주요 시퀀스 사진=안형철기자
‘굿모닝 미스터 오웰’ 주요 시퀀스 사진=안형철기자

이어지는 전시 ‘빅브라더 블록체인’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참여했던 예술가들의 40년 뒤 미래를 상정한 전시로 동시대 작가 아홉 명의 시각으로 펼쳐냈다.

작품들은 오늘날 만연한 기술과 정보 통제에 대항해 대안적인 미래를 내다보고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 예술을 점검한다

사진=안형철기자
사진=안형철기자

또 작가들은 소통을 다양한 각도로 관찰하며 소통에서 파생되는 시선, 초개인화 사회의 단절, 연결, 쌍방향소통, 과도한 연결에 대한 회피, 가상세계 등 현재의 삶과 밀접한 화두를 던진다.

이 가운데 연결성에 집중한 작품 나선필름을 연출한 권희수 작가는 "국경과 언어의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보이지 않는 연결성을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또 우리가 눈으로 보고 경계 짓고 구분 짓는 것 너머의 연결성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재를 넘어 닿아 있는 곳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빛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실재를 넘어 또 다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작품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라이브 방송 중 해킹 당한 BB?!??’, ‘터뷸런스’, ‘은신처’, ‘트립 더 라이트 판타스틱’, ‘원룸바벨’, ‘제단 음악(우유부단한 신자를 위한 예배)’, ‘태양의 공장’, ‘너의 전생’ 등의 작품들이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소통에 대한 탐구적 시각을 펼쳐 놓는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1984의 시작부터 백남준의 미래였던 40년 뒤 오늘과 향후 40년까지 120년의 시간과 차원을 논의하고 있다"며 "백남준의 세계가 일상이된 지금, 인공위성과 정보화 목격하게 된다.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과 권력화된 기술에 대한 경고 등 2024년의 기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 것 인지 대안적으로 제시하는 장으로써 이번 전시를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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