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예상된 실패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차두리 코치가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정상 탈환에 또 실패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960년 제2회 아시안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이후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은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클린스만호의 실패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이다.

특히 뚜렷한 전략과 전술 없이 선수 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최대 약점은 허술한 수비 조직력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6경기에서 10골을 내줬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라는 ‘월드클래스’ 수비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경기 실점을 허용했다.

요르단전은 수비 전술의 부재를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클린스만은 요르단전에 출전한 수비수 4명 중 3명을 울산 소속 선수들(설영우·김영권·정승현)로 배치하며 수비 조직력을 끌어 올리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치 안에서 우리 수비수들은 오합지졸이었다. 특히 상대 공격수에 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연출됐음에도 우리 수비수들은 커버 플레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또 조별리그에 이미 겨뤄본 적 있는 요르단에게 비슷한 패턴으로 실점을 했다는 것도 문제다. 요르단은 무사 알타마리, 야잔 알나이마트, 마흐무드 알마르디 등 조별리그 때와 거의 같은 공격 전열로 준결승전에 나섰는데, 우리 수비수들은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공격도 문제였다.

토너먼트 3경기를 치르면서 필드 플레이로 성공시킨 골은 단 1골에 불과했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후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이번 요르단전이 유일하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초호화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선수들의 개인능력에만 의존하니 공격은 단조로울 수 밖에 없었다.

상대의 강한 압박이라도 들어오면 우리 공격수들은 고립되기 일쑤였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급 멤버가 포함된 우리 대표팀이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 것 자체가 충격"이라면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약속된 패턴은 없고 선수 개인의 능력을 쥐어짜는 축구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감독으로서의 평가가 끝난 지도자"라며 "한국 대표팀은 새로운 체제로 다시 출범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용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