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 뜻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 소파 방정환

어린이들이 옳고 아름답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날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어린이날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의 인격적 대우, 행복한 생활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몸과 마음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교육이 아닌 노동의 현장에 투입돼야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인권 문제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확실하게 ‘그렇다’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사회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지만, 어린이를 향한 관심은 오히려 부족해진 느낌이다. 부모와 아이가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 탓이다. 생활과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가 있지만, 가정에서 필요한 보호를 받지 못하다보니 아이들이 이를 대신할 다른 관심사에 노출되고 그것에 의존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른 상황이 생겼다. 가족이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학교생활과 놀이·체험 등 바깥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사회 여러 요소가 아이들의 생활에 발목을 잡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 씁쓸할 따름이다.

100년 전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들의 존중과 행복을 목표로 힘썼다면, 이제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어린이를 위한 공약을 잇달아 제시했는데, 이런 정책이 어린이날을 맞아 일시적으로 나오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은 어른들과 사회가 꾸준한 관심을 보일 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한빛 디지털뉴스부 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