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행복이란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개인마다 생활환경이 다른 것이 현실이기에 행복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도 같을 수는 없을 것이며, 다양한 요소들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행복은 상당히 주관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오랜시간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일상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 발전해법 네트워크(SDSN)에서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WHR)를 공개했다. SDSN은 2012년부터 국가총생산,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자유, 부정부패, 관용 등 6개 항목의 3년 치 자료를 바탕으로 행복지수를 산출해 순위를 매겨왔으며, 사회적 환경이 삶의 질 향상에 가장 중요하고 사회적 관계가 두텁고 신뢰가 높을수록 개인적 역경으로 인한 불행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WHR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행복지수는 5.93점으로 국내총생산과 기대수명 항목에서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항목 중 사회적 지지, 자유, 부정부패 등의 항목에서는 평균 이하의 수치로 146개국 중 59위에 그쳤다. 2016년 58위, 2017년 56위, 2018년 57위, 2019년 54위, 2020년 62위를 기록하여 60위권 전후에 머물며 상위권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한국 사회가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주기 위한 변화의 모색에 인색하였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들은 1위 핀란드에 이어서 덴마크, 아이슬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등 대부분 북유럽 국가들이다. 이는 인간의 행복지수에 있어 사회복지제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핀란드의 행복지수가 높은 주요 원인은 정부가 국민에게 높은 세율로 세금을 거두는 대신 수준 높은 교육과 의료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의 지원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조성과 더불어 저소득층에게 충분한 자금지원으로 빈부의 격차를 줄이는 등의 복지정책을 펼쳐 많은 핀란드 국민들은 휴식 있는 삶을 즐기며 자신의 행복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런 핀란드의 행복비결 바탕에는 높은 수준의 상호신뢰와 사회적 통합이 손꼽히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한 세상, 누구나 수단과 도구가 아닌 존재 가치만으로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국가가 선진국이라고 해서 국가가 가난하다고 해서 각 국가의 국민이 행복하거나 불행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도 행복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 무역순위 8위와 세계 10대 경제대국, 국민소득 3만 5천 불 돌파, 최고수준의 대학입학률, 세계 6위의 군사강국인 한국이 눈부신 성장과는 다르게 행복지수에서는 왜 5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지와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라고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다. 국가의 존재이유는 오직 국민의 삶이라 믿고 있다. 사람이 최우선인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희망해 본다.

황범수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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