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보강을 위해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프로농구 KT의 정성우(28·178cm)가 공격까지 큰 역할을 담당하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KT는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이 85.3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다였지만 실점도 86점으로 가장 많았다.

수비에 아쉬움이 많았던 KT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창원 LG에서 끈끈한 수비로 알려진 정성우를 FA로 데려왔다.

정성우도 "서동철 감독님이 저의 그런 수비 에너지를 좋게 봐주셔서, 그런 수비에 대한 능력이 팀 전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고 KT가 자신을 영입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수비만 잘할 줄 알았던 정성우가 알고 보니 공격에서도 소질을 보였다.

정성우는 이번 시즌 팀의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3.2점,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LG에서 4.8점, 1.9어시스트의 성적을 낸 것에 비해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2배 이상 좋아진 수치다.

KT가 ‘에이스’ 허훈이 부상으로 1라운드에 출전하지 못했는데도 6승 3패로 공동 2위에 오른 것은 정성우의 역할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정성우는 상명대 재학 시절 팀의 에이스로 공수를 이끌었고, 2015~2016시즌 LG에서 신인왕까지 올랐던 기대주다.

그는 이번 시즌 공격력이 일취월장한 비결을 묻자 "워낙 KT가 공격력이 좋은 팀이라 저도 덩달아 잘 되는 것 같다"며 "감독, 코치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 것도 크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래도 시즌 준비를 예전과 다르게 한 것이 있지 않겠느냐’고 재차 묻자 그제야 "비시즌 슈팅 연습을 더 많이 하기는 했다"며 "예전에는 수비에 집중하다가 오픈 기회가 나면 쏘는 정적인 슈팅을 주로 연습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올라가도록 움직이면서 던지는 슈팅 연습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슈팅 연습 개수도 하루에 들어가는 슛 500개씩 던지며 더 많이 늘렸다고 덧붙였다.

상명대 시절 정성우를 가르친 이상윤 SPOTV 해설위원은 "대학 때도 특히 돌파 능력이 좋았던 선수"라며 "단점이 있다면 수비 범위가 워낙 넓어 오히려 옆에 수비까지 신경을 쓴다는 점"이라고 칭찬 같은 지적을 했다.

정성우는 10월 ‘친정팀’ LG와 원정 경기에서 3점슛을 무려 7개나 터뜨리고 29점을 쏟아붓는 ‘인생 경기’를 했다.

그는 "아무래도 LG에서 오래 뛰어 경기장도 편하게 느껴졌다"며 "지금도 가끔 한 달 전 경기 영상을 보곤 한다"고 쑥스럽게 털어놨다.

LG 시절인 2018~2019시즌 오른쪽 새끼발가락 옆의 발 날에 화상 부위 치료가 잘못돼 한 시즌을 통으로 날려 버리고, 병역도 면제가 될 정도로 크게 다쳤던 정성우는 "제가 LG에 있을 때 팀이 상위권이었던 시즌이 그때였는데 경기에 뛰지 못했다"며 "재미있게 이기는 농구가 하고 싶어 KT로 왔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개인 목표를 ‘수비상’이라고 밝힌 정성우는 "2라운드부터 제가 막아야 할 선수에 대해 더 철저히 준비해서, 팀이 1라운드보다 1승이라도 더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창원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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