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H 렌터카 업체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지 1년이 지난 현재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렌터카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선도적인 위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회사였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객이 줄고, 여행업계 전반에 걸쳐 렌터카 시장이 얼어붙은 점이 파산 신청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보이나,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요인으로 세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시대적인 변화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우버, 리프트 등 차량공유 시장이 기존의 렌터카 시장의 수요를 대신하게 되었음에도 새로운 경영전략을 통한 혁신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본업인 렌터카 분야의 지속적인 변화와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모델 개발에 충실하지 못했고, 셋째는 오히려 금융업과 같은 분야로 무리한 사업확장을 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례는 경영에 있어서 회사가 추구하는 ‘본질’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시대적 변화에 대해 능동적인 실행이 충실하지 못할 경우, 조직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수많은 기업이 생기고, 각 기업은 나름의 원대한 포부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지는 못하며, 살아남은 기업 중에서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 또한 매우 적다. 결국, 기업과 조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long-term sustainability)’에 있다는 말이다. 또한, 이는 기업과 조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매우 힘든 과제다.

그렇다면 예측하기 힘들고 빠른 변화 속에서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만들고, 고유성과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은 또한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항상 깨어 있고, 행동하며, 과정을 즐기는 것"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항상 깨어 있고, 행동한다" 함은, 관행과 통념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기꺼이 맞이하여 적절한 방안을 창출하는 것이며, 이는 인내와 끈기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일련의 경험과 과정을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과 조직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은 조직의 제도와 환경을 지속해서 함께 강화해 나아가는 데 있다. 그 시작은 경영의 본질인 ‘인적자원을 포함한 경영환경의 변화’와 ‘소비자에 대한 이해’에 있으며,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가령 의사의 주 역할은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나, 그 존재는 본질인 ‘환자’의 건강을 위한 것이고, 또한 교육자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있으나, 그 존재는 교육의 본질인 ‘학생’에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목표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나, 그 본질은 ‘소비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생각이라 할 수 있지만, 항상 본질을 잊지 않고 지켜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단순하고 쉬운 원리가 지켜지지 않아서 오늘날 많은 기업과 조직, 사회와 개인이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크고 작은 일에 도전을 받고, 그 경중은 다르나 모두가 어려움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나아가려면, 본질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의 과정에 대해 학습의 자세를 갖는 노력이 절실하다 하겠다. 각자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고, 무엇보다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그 과정은 다소 늦더라도 위기는 극복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매우 견고할 것이다.

김도영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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