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담는 여행지리
김인철 외 6인|푸른길|288 페이지

이제 여행은 그저 먹고 마시는 관광만을 뜻하지 않고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인류의 어두운 면을 성찰하며 현지인의 삶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배우는 등 여행의 의미가 바뀌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여행할 수 없는 시기인 지금 사람들은 책이나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여행하는 등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여행과는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여행지리는 2015년개정교육과정부터 고등학교 진로선택과목으로 신설된 과목이다. 지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학생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에 발맞춰 세상에 내놓았지만 정작 여행지리를 다룬 교양서적은 서점 매대에서 찾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여행지리가 지리적 사사력을 통해 세상을 얼마나 넓고 깊게 일고, 또 연결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 준다.

‘세상을 담는 여행지리’는 여행지리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수업자료에 대한 학생과 선생님들의 높은 요구에 따라 출간되었다. 이 책을 집필한 ‘세상을 연결하는 지리(세연지)’는 전국의 지리 교사 7명과 교수 1명이 모인 학습공동체로서 여행지리 이미지카드, 통합사회 9개 핵심개념 게임카드 세트, 교수학습자료 등을 개발하여 세상에 내놓은 경력이 있다. 거기에 이 책을 추가로 내놓음으로써 동료들에게 지리교육자들의 역량과 가능성의 한도를 더욱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상을 담는 여행지리’는 여행지리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게 기후, 지형, 문화, 도시, 성찰, 이렇게 다섯 주제로 나눠 풀어냈다.

예컨대 스페인 부뇰의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를 소개할 때 단순히 이 축제가 어떻게 유래했는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등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이 축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겐 축제, 다른 누군가에겐 낭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버스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한 브라질의 쿠리치바를 소개하면서 도시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이와 같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개인과 개인이 속한 사회를 성찰하며, 지속가능한 평화와 공존에 필요한 공감, 소속감, 사회적 참여, 지리적 상상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지리적 안목을 가진 여행자는 여행에서 만나는 경관이나 문화를 보다 강하게 느끼면서 체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지리적 안목으로 세계의 경관이나 문화를 관찰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주는 의미를 알아보려는 능동적인 여행자에게 새로운 길잡이가 될 것이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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