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문양|박우담|황금알|128페이지
 

‘아찔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갑자기 정신이 아득하고 조금 어지럽다’이다. 박우담은 자신의 작품에서 연쇄법을 활용한다. 시인이 ‘아찔하다’에서 ‘내 다음’과 ‘내 다움’을 연결하는 대목은 단순한 언어유희를 뛰어넘는다. 그것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시인은 아름다운 자연물을 스케치하면서 시간이라는 테마를 다룬다. 시간은 이별을 포함한 생(生)이기도 하다.

박우담의 시를 읽는 일은 시 본연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과 다른 말이 아니다. 시인의 작품에는 삶이 있다. 그가 형상화하는 삶은 늘 죽음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때로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진실에 가까이 다가선다.

박우담의 이번 시집은 시가 언어이자 음악이며 은유이자 상상력임을, 또한 역사임을 입증했다. 그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시 세계는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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