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주영헌|걷는사람


‘우리 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 프로젝트로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주영헌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출간됐다. 체념적 어투로 상실의 경험을 고백했던 첫 시집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됐다’와 달리 이번 시집은 시인 특유의 재치와 상상력으로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주영헌 시인은 일상생활의 아주 사사로운 것들로부터 사랑을 발견한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감정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시인은 일상으로부터 발견한 사랑의 순간을 가볍고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선물한다. "외로움과는 관계 없"이 "한없이 당신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안목 해변에 서서’, 당신과 나는 "서로의 그림자처럼 가까운 곳에 있었다"라고 말하는 ‘우리가 우리를 완벽히 껴안는 방법’,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하는 ‘내 사랑이 가장 단단합니다’ 등에서는 주영헌 시인만의 사랑에 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감싸 안고 슬픔을 어루만져 주는 일,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어떤 파국도 함께 맞이할 준비가 되"(‘고백하던 날’)는 일, "최선을 다해 사랑을 낭비"하는 일 모두 주영헌 시인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사랑법이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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